신생 LCC 3社, 날개 펴기도 전에 추락하나
상태바
신생 LCC 3社, 날개 펴기도 전에 추락하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9.23 14: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플라이강원, 코로나19에 경영난 직면…9월 직원 임금도 밀려 
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고정비만 지출…추가 자본 확충 불가피
인천공항 출국장이 코로나19로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 출국장이 코로나19로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지난해 항공면허를 발급받은 신생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날개를 펴보기도 전에 추락할 위기에 놓였다. 플라이강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고,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는 운항증명(AOC) 발급이 지연되면서 자본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코로나19 여파로 현재 국내선만 운영 중이다. 이마저도 내달부터는 부정기편으로 운항하던 양양~제주‧김포‧대구 노선이 중단되면서 양양~제주 1개 노선만 남게 된다. 

지난해 11월 양양국제공항을 기반으로 출범한 플라이강원은 당초 타이베이와 클락 등 국제선 하늘길을 열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초 이를 모두 중단하고 국내선에만 집중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로 플라이강원은 이미 자본금 460억원 중 운영자금이 대부분 바닥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추진했던 16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주주들의 불참으로 실패했고, 강원도로부터 지원받던 운항장려금 30억원 마저 중단됐다. 올해 60억원을 지원 받았지만, 최근 열린 강원도의회 경제건설위원회에서 지원을 끊어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는 이달 임직원 월급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지상조업사측에 지불해야하는 비용도 3개월 가량 연체된 상태다. 최근에는 대구‧경북 지역의 중견기업으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았다는 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신생 LCC인 에어로케이와 에어프레미아는 AOC 발급에 제동이 걸리면서 첫 취항이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AOC는 정부가 항공사에 운항 및 정비관리 사항 등을 검토한 뒤 발급하는 일종의 항공 안전면허다. 

에어로케이의 AOC 심사는 11개월째 답보상태다. 지난해 10월 AOC 심사를 신청했지만, 국토부는 종합심사단계가 끝나지 않아 AOC 발급에 시간이 걸린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에어로케이와 함께 항공면허를 취득한 플라이강원이 지난해 4월 AOC를 신청한 후 6개월 만에 발급받은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에어로케이는 영업활동을 전혀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기료 및 인건비 등으로 매달 20억원 가량의 손실을 보고 있다. 이미 480억원의 자본금도 거의 소진돼 연내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에어프레미아도 지난 2월 AOC를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발급 받지 못했다. 역시 매달 인건비 등으로 15억원 가량이 나가고 있어 470억원에 달하는 자본금 외에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두 항공사가 AOC를 발급 받고 운항을 시작해도,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국제선 대부분이 막히면서 국내선을 둘러싼 LCC들의 출혈경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LCC들도 코로나19로 생존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신생 LCC들은 제대로 날개를 펴기 전부터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라면서 “2023년까지 항공여객 수요가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신생 LCC들이 정상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