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적자는 옛말”…백조로 거듭난 생활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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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적자는 옛말”…백조로 거듭난 생활가전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9.22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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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TV, 건조기, 에어드레서 등 가전 판매량 급증…역대 최고 실적 기대
과거 수년간 적자 허덕여, 실적 개선 압박에 협력사들 관계 단절 사례도 빈번
최근 다양한 고객층 흡수 위한 노력 빛 발해…비스포크 냉장고 등 마케팅 성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을 찾아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디지털프라자 삼성대치점을 찾아 프리미엄 가전제품 판매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 되다.”

삼성전자의 경영실적이 사업 부문별 조화가 이뤄지며 코로나19에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과거 매년 반도체 사업부의 호실적을 뒤로하고 적자에 허덕였던 생활가전 사업부마저 확실한 반등을 보여주고 있어 사업 부문별 물샐 틈 없는 포트폴리오가 구축됐다는 평가다.

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치)는 매출액 63조7979억원, 영업이익 9조9057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사업이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가수요가 폭발하면서 호실적을 기록했고, 스마트폰 사업은 신제품 출시와 함께 미국의 화웨이 제재, 경쟁사의 출시 지연 등이 겹쳐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소비자가전이다. 소비자가전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 대비 100% 이상 성장하며 1조원대를 넘어선 역대 최고실적이 예상된다. TV는 볼륨의 삼성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판매량이 2분기 대비 70% 늘어난 140만대를 기록할 것이란 관측이다. 영업이익률도 10%를 넘어서 프리미엄 TV 판매도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생활가전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에 있어 생활가전 부문은 늘 아픈 손가락이었다. 6~7년 전만 해도 적자폭이 너무 커 철강업체 등 협력사에 적자를 떠넘기려다 논란이 된 적도 있었다.

사업 부문장이 수익을 내지 못하자 원자재 공급업체들의 공급가격 차별을 의심해 경쟁사와 자사 제품을 분해해 원단위 분석을 한 사례도 유명하다. 삼성의 가전 부문 실적 개선 압박에 못 이겨 한때 삼성과의 관계를 단절한 협력업체들도 있었다. 올해 전속 공급계약을 맺은 동부제철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수익성을 이유로 삼성 납품 실적이 거의 없었다.

직원들의 사기도 문제였다. 삼성전자는 성과급에 따라 연봉 차이가 큰 데 사업부별 평가에 따른 PI(Productive Incentive) 등 성과급은 생활가전 직원들에게는 이웃집 잔치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랬던 소비자가전 부문이 TV 외 신가전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세 보이는 중이다. 1~8월 누계 판매량 기준 건조기는 80% 증가, 에어드레서는 90% 성장한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코로나로 인한 ‘집콕’ 현상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가전 제품은 수익 면에서도 뛰어나 삼성전자의 소비자가전 부문 반등을 이끌고 있다.

신가전 외에도 냉장고 등 자신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조합이 가능한 ‘비스포크’ 모델이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가전을 나답게’라는 통합 슬로건을 내민 마케팅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비스포크 냉장고의 경우 다양한 표면 질감 표현을 위해 분체도장부터 프린트, 필름 등의 각종 방식이 이용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이러한 소비자 니즈 충족을 위한 노력이 고객에게 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소비자가전의 판매량 급증은 그동안 판매가 많지 않았던 탓에 기저효과로 봐야 한다”면서도 “실적 개선을 위한 삼성의 마케팅과 개발 노력이 빛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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