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불량 독감백신에 환절기 감기까지…‘불안한 가을’ 시작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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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불량 독감백신에 환절기 감기까지…‘불안한 가을’ 시작되나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9.22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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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매 유통 1259만 도즈 중 500만 도즈 가량이 상온에 노출
당국 “제조 과정은 문제없어…품질 검사 거친 후 재유통”
의료계, 가능한 빨리 백신 접종해야 중복감염 위험 낮아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국가예방접종에 사용될 독감백신의 유통 문제로 인한 일시중단 사태까지 발생해 일각에서는 질병으로 인한 혼란이 또다시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올가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국가예방접종에 사용될 독감백신의 유통 문제로 인한 일시중단 사태까지 발생해 일각에서는 또다시 질병으로 혼란이 찾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완연한 가을 날씨가 찾아오면서 아침과 저녁 높아진 일교차 탓에 환절기 감기환자들 마저 급증해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22일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백신 조달 계약 업체의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해 애초 이날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만 18세 이하·임신부 대상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만 13~18세 아동·청소년 대상 공급 물량을 수송차량에 옮기는 과정에서 2~8도 유지 원칙을 지키지 않은 사실을 확인, 품질 검증 차원에서 접종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다만 2회 접종을 위해 8일부터 백신을 먼저 접종한 어린이들에게 공급된 물량에는 문제가 없고 아직 이상 반응 등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올해 백신 접종 일정 자체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정부는 올겨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의 동시 유행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증상이 비슷한 독감 예방접종 대상을 대폭 확대했다. 올해 독감 백신 무료 접종 대상자는 생후 6개월∼만 18세 소아·청소년과 임신부, 만 62세 이상 어르신 등 총 19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7%에 해당하는 규모다.

만 9세 미만은 첫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시 최소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항체 반응이 일어나는 등 예방 효과가 좋다. 이번 유통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견된 물량은 만 13~18세 대상 공급 물량으로, 8일부터 시작된 2회 접종 어린이 대상자 공급 백신과는 다르다. 아직 이상 반응 등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문제가 된 백신은 유통하는 과정상의 냉장온도 유지를 못한 그런 제품”이라며 “제조상의 문제, 제조사의 백신 생산상의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는 1259만 도즈(dose)를 도매상을 거쳐 의료기관에 공급 했고, 이 중 500만 도즈 정도에 해당하는 일부 백신들이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도즈는 1회 접종분에 해당하는 정량을 뜻한다. 즉 500만 명이 접종 가능한 물량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백신은 콜드체인 과정을 통해 유통한다. 이를 위해 냉장차량을 이용하는데 지역에서 차량에서 차량으로 백신을 재분배하는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출 시간은 아직 조사 중이다.

해당 백신들은 제조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향후 상온에 노출된 물량을 수거해 품질을 재검증하는 과정을 거쳐 이상이 없을 경우 정상 접종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국내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백신을 생산할 기업이 아직 많기 때문에 일반 유료 백신들을 국가 예방 접종 사업 무료백신으로 일부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전 국민이 독감 백신을 접종해 우려되는 ‘트윈데믹’ 상황을 피하고 가능한 환절기 감기를 대비한 면역력 증진을 강조했다. 다만 독감 백신을 맞았다고 해서 감기나 코로나19가 예방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는 소아나 고령자, 만성질환자, 임산부 등은 가급적 독감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하고 있다. 독감이 코로나19 감염으로 혼동돼 진단검사에 몰릴 경우 국내 의료시스템을 마비시킬 가능성이 있고, 자칫 독감으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한 환자가 코로나19에 중복으로 감염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박완범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제 임상에서 세 가지 질환을 증상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의심되면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며 “두 가지 질환에 중복으로 감염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임상적 특징으로 세 가지 질환을 굳이 구분해야 한다면 독감의 경우 급작스러운 오한을, 코로나19는 후각이나 미각 이상 등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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