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의 대표적 아동문학가 권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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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똥’의 대표적 아동문학가 권정생
  • 정재우 기자
  • 승인 2013.05.1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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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아동 도와라"…인세 집행 안돼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의 대표작 '강아지똥'이 발레로 재탄생되고 있다.

▲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의 대표작 '강아지똥'이 발레로 재탄생되고 있다.
[매일일보] 아동문학가 권정생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 17일로 6주기를 맞는다.

경북 안동의 한 오두막집에서 평생 어린이를 위한 글을 쓰며 살아 온 그는 대표작인 '강아지똥', '몽실언니' 등 각 100만부가 넘는 판매부수를 기록한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상당한 인세 수입에도 무소유의 삶을 살던 그는 지난 2007년 5월 17일 세상을 떠나면서 "인세 수입은 남북한의 불쌍한 어린이들을 위해 써달라"고 유언했다.

그러나 그의 유언은 남한에서만 집행되고 있고 북한 어린이들을 돕는 일은 지금껏 발이 묶여 있다.

유언을 집행하고 있는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측은 "남북관계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권정생 선생의 유언을 거의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단측이 가장 중점을 뒀던 것은 한 민간단체가 추진한 '북녘 어린이를 위한 사과나무심기 사업'으로 당초 지난 2009년부터 3년간 평양 남쪽의 과수원에 사과나무 묘목 1만 그루를 심을 계획이었다.

이후 매년 사과 100만개를 수확해 북한 어린이들에게 나눠준다는 목표로 추진된 이 사업에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이 매년 2천만원을 보태기로 하고 첫 해인 2009년 한 차례 지원금을 보냈다.

그러나 정부의 불허 방침에 따라 추가 지원을 못하고 있다.

북한 영유아들에게 우유를 보내는 사업에도 한 차례 3천만원을 지원했으나 아직까지 재개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이 잇따르면서 대북지원 사업 상당수가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권정생 재단이 유일하게 북한 어린이를 돕고 있는 사업은 함경북도 온성군의 한 유치원 급식비(100명분)를 대주는 일로, 재단은 지난 2010년 9월부터 지금까지 매달 2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북한 결핵환자를 돌보고 있는 미국 유진 벨 재단에 환자 10명의 치료비를 지속적으로 보태주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안상학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사무처장은 "북녘 어린이를 비롯해 세상의 굶주리는 아이들을 위해 인세를 써달라고 하신 선생의 유지를 제대로 받들지 못하는 것 같아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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