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ㆍ빚투 잡자고 신용대출 규제… 실수요자 이자부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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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ㆍ빚투 잡자고 신용대출 규제… 실수요자 이자부담 우려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9.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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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통제’ 예고에 막차 탄 차주...사흘새 대출 1조 급증
저축은행·카드사 풍선효과 우려...당국 2금융권도 옥죄기 나서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움직임에 대출 수요자들도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 움직임에 대출 수요자들도 혼란스러운 표정이다. 사진은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금융당국이 급증하는 신용대출를 통제하려 하자 저축은행, 카드사 등 제2금융권으로의 신용대출 쏠림 현상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14~16일 이들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9929억원 증가했다. 하루 평균 3300억원씩 늘어난 셈이다. 이는 신용대출이 사상 최대 증가액을 기록한 8월(2035억원)보다도 2배 빠른 속도다.

이처럼 신용대출이 급증한 것은 규제 현실화를 앞두고 미리 대출을 받아놓으려는 수요가 몰려서다. 당국은 앞서 10일과 14일 주요 은행 여신 담당자와 회의를 열고 과도한 신용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에 대한 점검 및 규제를 천명했고, 시중은행에선 신용대출의 금리 인상 및 한도 축소에 나서기로 했다.

은행권은 신용대출 세부 한도나 금리 조정과 관련해 “아직 확실히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내부적으로 신용대출 한도와 금리 조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장기화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등 가계 부채 급증 우려가 제기되자 금융당국이 신용대출 속도조절을 주문하면서다.

금융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저소득층 생활고 관련 신용대출에는 지장이 없도록 요청한 만큼, 수억원까지 한도가 나오는 의사나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 대상 신용대출부터 죌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일부 은행들은 실제 우량차주 대상 최대한도를 줄이고 우대금리를 없애거나 보다 철저한 심사를 적용하는 대출비율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용대출이 예년에 비해 과도하게 늘어난 일부 은행은 이미 우대금리를 축소하고 대환 대출 기준을 강화하는 식으로 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향후 2금융권으로 신용대출 쏠림 현상이 나타나 그 규모는 더욱 증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시중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던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은 저축은행, 카드사 등으로 몰려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스란히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자영업자나 저소득자 등 취약계층의 피해로 돌아간다. 은행권 신용대출 규제 강화로 2금융권의 신용대출 증가세가 지금보다도 더 가팔라질 경우 금리가 높은 만큼 부채의 질도 더욱 악화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줄어들기 때문에 결국 대출자 모두에게 간접적으로 피해가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시중은행이 신용대출 증가세에 제동을 걸면 그 수요가 지방은행이나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도 옮겨올 수 있는 만큼, 결국 시중은행의 뒤를 따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도 현재 2금융권의 신용대출 증가세를 우려하며 풍선효과 억제에도 나선 상황이다. 1금융권인 은행에서의 신용대출에 제동을 걸자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신용대출이 늘어난 데 대한 후속조치다.

2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중앙회에 저축은행업계 가계대출현황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구하며, 가계대출 중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이 실제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 상세히 보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2000억원으로, 전월(7월) 증가분인 1조8천억원보다 4천억원 늘었다. 전체 금융권에서의 신용대출 증가폭은 6조2000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조8000억원가량 늘었다. 올해 초 2000억원에 그쳤던 신용대출 증가세와 비교하면 2금융권에서만 1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4일 5대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 등과 만나 최근 급증한 신용대출을 어떻게 관리할지 계획서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금융당국은 고금리인 2금융권 특성상 신용대출이 주식투자나 부동산으로 흘러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혹시 모를 풍선효과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2금융권에서의 신용대출 급증 원인을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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