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아파트 구매 ‘반토막’…30대 비중은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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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아파트 구매 ‘반토막’…30대 비중은 ‘역대 최고’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9.21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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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량, 7월 1만6002건→8월 6880건
8월 거래서 30대 비중은 36.9%…역대 최고치 기록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단지 전경.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급감했지만 전체 거래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가 60% 가까이 급감하면서 6∼7월 ‘패닉바잉’(공황구매)을 주도했던 30대의 아파트 구매도 반토막났다. 다만 30대는 이같은 거래절벽 속에서도 모든 연령층 가운데 가장 많이 아파트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아파트 매매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6880건으로 전달(1만6002건)과 비교해 57.0%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지난해 1월 1889건에서 5월 3432건, 8월 8586건 등으로 꾸준히 상승세를 타다가 12월 1만4117건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다 지난해 12·16대책과 올해 초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올해 4월 3699건, 5월 4328건으로 감소했다가 6월 1만1106건, 7월 1만6002건으로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6∼7월 거래 급증의 원인으로는 30대를 비롯한 젊은층의 '패닉바잉'이 꼽힌다. 집값이 급등하고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자 지금 아니면 내 집 마련이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에 젊은층이 서둘러 매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연령대별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에서 30대는 작년 상반기 23.4∼27.5%로 전통적인 주택 시장 '큰 손'인 40대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단 한 번도 40대에게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30대의 매매 비중은 올해 1월 30.4%에서 2월 33.0%로 증가했다가 3∼5월 30.3%, 28.5%, 29.0%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다시 6월 32.4%, 7월 33.4%로 올라갔다. 이어 지난달에는 36.9%로 지난해 1월 연령대별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는 30대에 이어 40대(28.3%)가 두번째로 많았다. 30대와 40대의 매매 비중 격차는 8.6%포인트(p)로, 전달(4.6%p)보다도 2배 가까이 벌어졌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30대는 서초·강남·송파구 등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3구’와 양천구를 제외한 서울의 모든 구에서 최고 구매층으로 떠올랐다. 특히 강서구(46.5%), 성북구(45.0%) 등 서울 외곽 지역의 30대 구매 비중은 40%를 넘겼다. 40%를 넘긴 지역은 동작구(44.1%)와 서대문구(43.3%), 동대문구(43.2%), 구로구(42.6%), 마포구(41.5%), 영등포구(40.1%)까지 더하면 서울에서만 총 8개 구다.

업계에서는 이미 너무 올라버린 아파트값과 8·4 공급대책 등의 영향으로 30대의 매수세가 진정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청약 가점이 낮은 30대의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전셋값 급등이 계속된다면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중저가 아파트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30대가 오른 가격에 상당한 물량을 매수하긴 했지만 ‘하우스푸어’가 속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가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무리하게 대출을 끌어왔을 가능성은 적다. 대출액이 적다는 것은 위험에도 잘 버틸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이어 “기준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이자를 부담하지 못 할 가능성도 낮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당분간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며 “마찬가지로 실물경제, 즉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려면 시중에 유동성이 부족해야 하는데 당분간은 전세계적으로 경기 부양을 위해 유동성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넘치는 유동성이 집값 하락을 막아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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