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몰락] ‘큰손’ 떠나고, D램도 하락…SK하이닉스, 공급처 다변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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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몰락] ‘큰손’ 떠나고, D램도 하락…SK하이닉스, 공급처 다변화 시급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9.20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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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0% 매출 담당하던 화웨이 몰락…반사이익 기대도 어려워
D램 가격도 하락 국면…4분기부터 실적 하락 불가피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SK하이닉스가 4분기부터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달 15일부터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했다. 미국 정부의 제재 영향권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반도체 수급을 원천차단 당하며 몰락의 길에 접어들었다. SK하이닉스는 사업 구조상 삼성전자·LG전자 등과 달리 화웨이 공백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최근에는 메모리 반도체 D램 가격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며 ‘겹악재’를 맞게 됐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연일 화웨이 제재 시행으로 인한 영향을 분석하고, 기간별 비즈니스 플랜을 마련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11.4%(3조원) 정도로 추산했다. 화웨이가 지난해 국내 기업으로부터 사들인 부품은 약 13조원 규모에 달한다. 이 시장이 갑자기 사라지며 SK하이닉스의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삼성과 LG 역시 ‘빅바이어’ 화웨이 몰락으로 인해 손실을 보게 됐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 중 3.2%(7조3000억원)를 화웨이가 담당했다. 그러나 이 두 기업과 SK하이닉스 상황은 다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끊겼지만, 화웨이와 경쟁 구도에 있던 스마트폰·통신장비 등의 분야에선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단기적 손실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잡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의 경우 디스플레이 공급량이 당초 적어 손실이 미미하고, 스마트폰 사업 비중을 늘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화웨이의 강세를 보였던 중저가 스마트폰 신규 모델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서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공급처를 다변화해 매출을 회복하는 것을 제외하곤 마땅한 대안이 없다. 시장에선 SK하이닉스가 생산하는 다양한 메모리 중 화웨이에 납품하던 제품이 비교적 스마트폰향 반도체에 집중돼 2021년 중반에는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버향·PC용 메모리보다 화웨이가 차지하던 스마트폰 시장은 비교적 빨리 화웨이 공백이 채워질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도 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2021년 화웨이 스마트폰 점유율이 현재 19%에서 4.3%로 대폭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화웨이가 제재 후 대량으로 확보해 둔 부품들이 모두 소진되는 시점부터 스마트폰 사업이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샤오미·오포·비보 점유율이 모두 10% 안팎으로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화웨이 손실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4분기부터 D램 가격도 하락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 서버 D램의 전 분기 대비 가격 하락 폭 전망치를 기존 10~15%에서 13~18%로 조정했다. 비대면 산업의 확대로 올 초 메모리를 대량으로 구매했던 고객사들이 재고 처리에 나선 영향이다.

다만, SK하이닉스 올 3분기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1조1000억원 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화웨이가 반도체 등 IT기기 부품을 대량으로 확보하기 위해 ‘러시 오더’(Rush order·긴급 주문) 넣은 덕분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3차 제재 영향으로 8월과 9월 긴급 출하 물량이 증가한 부분을 반영해 3분기 D램 빗그로스 예상치를 기존 -7%에서 +2%로 상향 조정했다”며 “화웨이 제재 이후 중국 메이저 스마트폰 업체들의 전략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등 모바일 D램의 재고 상황이 개선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인 D램 수급 상황은 연말~연초를 고비로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4분기 영업실적은 3분기 대비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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