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완화 첫 주말…“이제 숨통이 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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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완화 첫 주말…“이제 숨통이 트인다”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9.20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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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음식점 등 정상 영업 복귀…“사람 사는 곳으로 변해”
홍대·명동 번화가, 쇼핑객 및 관광객으로 발 디딜 틈 없어
“2단계 시행중이지만 사람들이 ‘거리두기’ 끝난 줄 알아”
(왼쪽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된 첫 주말, 홍대 번화가와 명동 쇼핑 거리가 방문객들로 인산인해다. 사진=김동명 기자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모처럼 마음 놓고 친구들과 만나 술 마시고 이야기하다 보니 오랜 방학을 끝내고 개학한 느낌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진행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종료된 이후 찾아온 첫 주말 늦은 오후, 카페와 술집이 밀집한 신림 번화가에서 20대 이 모씨는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완화로 인한 거리 분위기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정부는 지난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하향해 앞으로 2주간 거리 두기 2단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대 초반을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다소 주춤한 데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고려한 판단이었다.

이에 따라 수도권 소재 모든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에 적용됐던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포장과 배달만 허용’ 제한도 해제됐다. 또 시내버스 통행량도 다시 원상 복귀됐다.

영업 정상화 등의 완화 조치로 일반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이제 사람 사는 곳 같다”고 했다. 신림 원조민속 순대타운에서 백순대를 팔고 있는 60대 주인은 “저번 주에 비해 거리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고, 9시가 넘어도 손님에게 음식을 제공할 수 있어 이제야 사람 사는 곳 같다”며 “코로나 터지기 전만큼은 한참 못 미치지만 손님들이 북적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시민들로 발 일반음식점과 카페가 밀집한 서울시 관악구의 한 번화가는 젊은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사진=김동명 기자

관광객 감소로 인해 가장 심한 코로나19 타격을 받은 명동도 인산인해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 백화점이 밀집한 거리에는 주차장을 입장하고자 하는 승용차들이 긴 줄을 형성했고, 명동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으로 인해 이전의 명성을 작게 남아 되찾는 분위기였다.

특히 지하철역과 이어진 백화점 입구부터 수많은 쇼핑객 무리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 위해 모여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유명 화장품 브랜드에서 판매직으로 근무하는 30대 정 모씨는 “갑자기 몰려오는 손님들로 인해 한 사람씩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거리 두기 2단계로 완화된 첫 주말이다 보니 고객들이 한 번에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와플과 빙수 등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명동 시내의 한 카페를 운영하는 50대 김 모씨 역시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때는 정말 하루 손님이 한 두팀 있었을 정도로 상황이 너무 안 좋았다”며 “명동 거리에도 활력이 생긴 것 같고 이전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매출이지만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 느낌이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지난 주말에 비해 거리 두기가 다소 완화되면서 시민의 일상생활은 일부 돌아왔지만, 유명 음식점 앞은 거리 두기가 지켜지지 않은 채 긴 줄이 서 있었고 일부 술집들은 테이블 간 거리 두기를 시행하지 않는 등 방역 지침을 어기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수많은 인파가 방문한 19일 늦은 오후 연남동 산책로에서는 통제선을 무시한 채 공원 시설을 이용하는 시민이 눈에 띈다. 사진=김동명 기자

실제로 연남동 산책로로 이어지는 홍대입구역 출입구는 사람 간에 어깨가 부딪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특히 공원에 비치된 의자들과 시민이 쉴 수 있는 공간들은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사용금지’ 통제선이 쳐져 있었지만, 수많은 사람이 이전과 같이 시설을 이용하는 등 안전 불감증이 도사리고 있는 모습이다.

경의선숲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30대 점주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편의점을 이용해 주는 현상은 자영업자의 입장에서 너무 반가운 소식이지만 이렇게 인파가 몰리니 감염 우려도 있고 솔직히 불안한 측면도 있다”며 “아직 2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많은 시민이 2.5단계 완화로 마치 거리두가 끝난 것으로 인지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야외 시설과 테라스를 갖춘 음식점들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손님들로 가득 찬 모습이었다. 2단계 거리 두기 방역 지침에 기재된 1m 테이블 간격 띄어 앉기도 지켜지지 않은 채 사람들이 붙어 앉아 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 중 일부는 이용통제선이 끊어진 곳이나 미처 쳐지지 않은 곳들을 찾아 마스크를 내리고 음료나 음식물을 섭취하는 등 방역 지침과 거리가 먼 행동을 서슴없이 하고 있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에 비해 호전된 상황이지만,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가 늘어나는 등 자칫 대규모 확산이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감염 재확산으로 우리 이웃의 생계가 위협받고 국민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길어질까 매우 우려된다”며 “코로나와의 싸움에는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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