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몰락] 미국의 中 기술굴기 밟기…한국 반사이익 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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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몰락] 미국의 中 기술굴기 밟기…한국 반사이익 얻을까?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9.20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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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타격, 세트제품과 통신장비 부문 등에서 국내 기업 수혜 전망
美 정부가 중국 SMIC, YMTC 등 반도체 기업 제재 시 中 반도체 굴기 타격
한국, 중국과의 초격차 유지 위해 반도체 소재개발과 인력 유출 방지 필요
9월 15일부터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부품을 화웨이에 판매할 경우 미국 상무부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9월 15일부터 미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부품을 화웨이에 판매할 경우 미국 상무부에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가 한창이다. 미국 정부는 자국 기술이 들어간 반도체, 장비, 설비 등의 화웨이 수출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 정부의 중국 기술굴기에 대한 제재가 확대될 경우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계는 상당한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미국 정부는 중국 화웨이로의 반도체 수출을 우회로까지 차단하면서 사실상 원천 차단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사실상 수출이 전면 금지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미국의 기술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는 중국이 추진 중인 ‘중국제조업 2025’에 가장 부합한 기업으로, 5G와 관련된 통신장비 부문에 있어 세계 1위다. 지난해 통신 장비시장 점유율은 31%로, 5%에 불과한 삼성전자를 압도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의 파운드리 기업 SMIC 제재도 검토하고 있다. SMIC가 미 정부 제재 대상에 오르면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와 부품을 공급받지 못한다.

현재 중국은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는 반도체 굴기를 진행 중이다. 현재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15~16% 수준으로 미국의 제재가 현실화되면 반도체 굴기에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는 국내 기업에 가장 큰 위협이다. 중국은 세계 경제의 위기 속에서도 반도체 부문에 수조원의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중국 쓰촨성 청두시에는 120억위안(2조13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연구단지를 착공했으며, 장시성 간저우시는 전력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에 60억위안(약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우한 YMTC는 최근 128단 낸드플래시 시제품인 X2-6070을 선보였고, 지난해엔 64단 낸드 양산에 들어갔다. 업계에서는 수율이나 품질 등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개발 사실만 놓고 보면 한국과의 기술 차이는 1년으로 좁혀진 셈이다. YMTC는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으로 탈삼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미국 정부의 제재가 SMIC와 함께 YMTC 등 중국 기업으로 확대될 경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는 등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생산장비는 네덜란드 ASML이나 미국의 LAM 리서치 등에서 구입해야 하는데 미국 정부의 허락이 없으면 사실상 구매가 불가능하다.

이는 과거 1980년대 미국의 일본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견제와 비슷한 양상이다. 당시 일본은 메모리 반도체 1위였지만, 미국의 반덤핑 제소 등으로 경쟁력을 상실했었다.

다만 미국의 중국 기술 견제가 중국의 반도체 자립률을 지연시키고 반도체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영구 제재는 힘든 만큼 한국 기업의 중국과의 초격차 유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업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이 완화되고 중국 정부가 무제한 자금을 투입하며 반도체 굴기에 나선다면, 한국과 중국의 기술 격차가 좁혀질 수 있다”며 “반도체 핵심 소재개발과 우수한 인력의 유출을 막고, 기술의 초격차 유지 전략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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