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가운데서도 상반기 선방을 이뤄낸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하반기 본격화될 실적 악화를 걱정하고 있다.
18일 증권가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약 3조원 규모로 지난해 3분기 대비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 KB금융 약 9300억원, 신한금융 약 9200억원, 하나금융 약 6200억원, 우리금융 약 55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 대비 0.8~25%가량 떨어진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여파 등을 고려할 때 금융지주들은 아직 견조한 실적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기준금리 대폭 인하에 따라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우려됐지만 개인 신용대출을 비롯해 전체 대출 규모와 예대마진이 늘면서 방어가 가능했다.
우려에 비해서는 선방했지만 절대치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잠정, 연결기준)’에 따르면 금융지주사들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1%(9430억원) 줄어든 7조6262억원에 그쳤다. 자산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55%로 0.03%포인트 하락했다.
주된 원인으로는 코로나19 사태 등 장기적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이 꼽혔다. 상반기 말 기준 금융지주사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28.62%로 지난해 말보다 5.33%포인트 상승했다. 금융당국도 중장기적 위험 대비를 위해 금융지주들의 주주 배상 자제, 대손충당급 적립 확대 등을 요구했다.
하반기 전반적인 실적 전망은 더 좋지 않다. 기본적으로 낮은 금리에 따라 이자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운데 최근 당국이 급증하는 개인 신용대출까지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자산 성장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3분기 급격한 실적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성장은 녹록치 않다. 유동성이 높아 저축이 유지되고 NIM도 금리 하락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지만 (실적 유지에) 건전성 문제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한계가 있다”며 “적어도 이전처럼 기록적인 실적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고 4분기부터는 좋지 않은 상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