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비싸다”…‘JT저축은행’ 매각 난항
상태바
“몸값 비싸다”…‘JT저축은행’ 매각 난항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9.20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천억원대 금액 부담 ‘JB금융·한국캐피탈’ 인수 포기
노조 반대 불구 사모펀드 뱅커스트릿 후보 급부상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JT저축은행이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됐던 JB금융과 한국캐피탈 등 국내 금융사가 발을 뺏기 때문이다. 반대가 거세던 사모펀드만 인수에 참여하면서 노동조합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 따르면 지난 15일 진행된 JT저축은행 본입찰에는 뱅커스트릿 등 사모펀드 2곳이 응찰했다. 당초 유력한 인수 주체로 거론됐던 JB금융과 한국캐피탈 등 국내 금융사는 본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JB금융과 한국캐피탈이 인수을 포기한 배경에는 높은 인수가가 발목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JT저축은행 인수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배 초반인 1500억원 안팎이 거론됐다. 그러나 예상보다 쟁쟁한 원매자들이 몰린데다 JT저축은행의 경기·인천 영업권 등 ‘수도권 프리미엄’까지 형성돼 2000억원까지 거론되면서 다소 가격이 높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캐피탈 관계자는 “인수가격이 1500억원에서 1700억원까지 거론되는데, 회계 실사 결과 제시한 금액이 생각했던 것보다 과하다고 생각해서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유력한 인수 후보로 부상한 뱅커스트릿은 이병주 대표이사와 홍콩에셋매니지먼트(HKAM) 회장 등을 지낸 케인 양 이사회 의장이 2018년 설립한 사모펀드다. 지난해에는 DGB금융그룹으로부터 하이투자선물(현 VI금융투자)과 하이자산운용(현 VI자산운용)을 인수한 바 있다. 뱅커스트릿 산하 금융 계열사도 이번 JT저축은행 입찰에 공동 업무집행사원(Co-GP)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JT저축은행은 2006년 예아름저축은행으로 설립돼 2008년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에 경영권이 넘어갔다가 2015년 일본 J트러스트그룹이 다시 지분 100%를 인수해 현재까지 운영해 왔다. J트러스트는 JT저축은행의 대출 자산 증가로 자본금 확대 필요성이 커지고, 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 자회사의 실적 악화로 인해 추가 자금 지원이 시급해지자 한국 내 은행 매각을 결정했다.

JT저축은행은 국내 저축은행 79개 중 자산 규모 15위인 중상위권 은행으로, 지난해 영업이익 230억원, 당기순이익 18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금융회사의 매각 가격 산정 기준이 되는 순자산(자산-부채)은 작년 말 기준 1267억원이다.

다만 최종 인수까지는 누가 JT저축은행의 새 주인이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제기 된다. 금융기관을 팔 때는 정부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통상 PEF에게는 까다로운 심사 조건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사모펀드의 저축은행 인수를 두고 노조측 반발이 거세다는 점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앞서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기자회견을 열고 “계속된 부당노동행위의 결과로 대주주는 막대한 매각차익을 목전에 둔 상황”이라고 주장하며 “대부업체나 사모펀드로의 매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읽을 만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