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치솟는 韓 주가…역대고점 경신 vs 경기절벽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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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치솟는 韓 주가…역대고점 경신 vs 경기절벽 발목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9.16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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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지수 상승률 주요국 중 1위...G20 넓혀도 2위
연저점 대비 67%↑..."유동성 회수시 리스크 될 수도"
코스피가 연고점을 경신한 지난 15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16일에도 코스피는 장중 2446.50을 기록하며 연고점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연고점을 경신한 지난 15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16일에도 코스피는 장중 2446.50을 기록하며 연고점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9월 들어 코스피가 주요국 증시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동성은 넘쳐나는데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주식시장에 자금이 몰린 효과다. 무엇보다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달라진 위상이 이같은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팬데믹 재확산이라는 악재에도 개미들의 힘과 기업 실적이 선방하는 흐름을 보인 것도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일각에선 이같은 기세라면 역대 고점도 경신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코스피의 역대 고점은 지난 2018년 1월 29일 장중 기록한 2607.10이고, 종가기준으로도 같은 날 기록한 2598.19가 최고점이다. 

16일 증권가에 따르면 미국 중국 일본 대만 홍콩 유럽 등 주요 국가 증시 중 코스피 상승률이 5.0%대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닛케이225와 대만 자취엔도 9월 들어 각각 1.4%, 2.0% 상승했지만 코스피에는 못 미쳤다. 폭주하던 미국 나스닥은 최근 '민스키 모멘트(과도한 부채 확대로 부채 상환 능력에 문제가 생기고, 그 결과 건전자산까지 매각해 금융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시점)'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면서 9월 들어 6.1% 하락했고, S&P500도 3.3% 빠졌다. 중국 상하이종합도 2.9% 하락을 기록했다. 

전일 코스피는 2443.58로 마감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16일에는 전일 대비 7.66포인트(0.31%) 내린 2435.92 마감했지만, 장 초반 2446.50을 기록해 전날 기록한 연고점을 돌파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악재와 경기절벽으로 인해 주가 조정이 임박했다는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을 보란듯이 뒤집고 있는 셈이다. 

주요 20개국(G20)으로 넓혀봐도 국내 증시는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6일 기준으로 할 경우 연중 저점인 지난 3월 19일 종가 1457.64 대비 67.11% 상승했다. G20 국가 중 아르헨티나(107.54%) 다음으로 높은 상승률이다.

한국에 이은 나라별 대표 지수 상승률은 독일(56.40%) 브라질(54.73%) 인도(49.55%) 미국(S&P500지수 49.32%) 등의 순이다. 

시장에선 글로벌 증시가 유동성 장세를 이어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도 2018년에 버금가는 랠리를 펼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적 기대를 받는 반도체, 바이오, 배터리 등 주도업종이 시장을 이끌면서 상장회사들의 시가총액도 역대 두 번째로 2000조원을 넘어섰다.

15일 기준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을 더한 시가총액은 2009조9000억원으로, 2018년 1월 29일(2019조2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2000조원을 돌파했다. 코스닥 시총은 347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였다.

이런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 환경이 우호적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16일(현지시간) 마무리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로금리 기조를 장기간 유지할 것이 유력하다. 달러 약세와 주요국 경제 회복세도 주식 등 위험자산에 긍정적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반영해 원/달러 환율이 9개월 만에 최저치로 내려왔다”며 “중국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경기 회복 기대감도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3월부터 계속된 ‘동학개미’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과 외국인의 귀환도 긍정적 전망을 뒷받침한다.

특히 코스피는 반도체·배터리·플랫폼 업종, 코스닥은 바이오 업종을 중심으로 유동성에 의한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외국인의 경우 이달 들어 15일까지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9774억원, 2872억원 순매수했다.

다만, 증시가 실물경제 회복을 선반영해 달리면서 버블 논란을 단기간에 잠재우기는 어려울 거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 국내 증시 시총이 2000조원을 돌파하며 작년말(1723조원)보다 30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코로나19로 올 우리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주식시장은 1년도 채 되지 않아 15% 넘게 몸집이 커진 셈이다.

국내총생산(GDP·명목) 대비 증시 시총 비율도 작년말 89.8%에서 현재 100%를 웃돌고 있다. 미국 등 다른 주요국에 비해 아직 낮지만, 실물경기 대비 지나치게 빠른 상승은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단 분석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연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자산시장의 불안한 모습이 완화되며 유동성 장세가 나타났다"며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공급 역시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상승으로 연결됐으나 실물 경기 개선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연준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의 막대한 유동성이 현재의 경기 둔화를 방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당장 이러한 문제가 부각되면서 신흥국 위기로 나타날 가능성은 낮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유동성이 회수되는 시기에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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