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화웨이…삼성·SK·LG, 단기 수익 ‘우려’와 장기 이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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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화웨이…삼성·SK·LG, 단기 수익 ‘우려’와 장기 이익 ‘기대’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9.15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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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IT 굴기 상징 ‘화웨이’…美 제재로 무너져
삼성전자, 대형 수주 성공하며 대체수익 창출
SK하이닉스, 공급처 다변화 추진 중
삼성·LG디스플레이, 사업차질 불가피
미국 정부의 제제안이 15일부터 시행돼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과 화웨이와의 거래가 중단 됐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제제안이 15일부터 시행돼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과 화웨이와의 거래가 중단됐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화웨이가 무너진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 수급을 원천 차단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영향권에 들어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사업적 차질이 불가피하다.

화웨이는 중국 정보기술(IT) 굴기의 상징적 기업이다. 국내 기업과 스마트폰을 비롯해 통신장비·PC 등의 산업에서 경쟁 구도에 있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모두 IT 기기에 핵심 부품인 만큼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화웨이와의 거래가 중단되면서 단기적 손실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선 이익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정부의 제재안은 15일부터 시행됐다. 중국 IT시장을 장악한 화웨이는 국내 부품 제조 기업들에도 ‘큰손’이었다. 지난해 국내 기업으로부터 사들인 부품은 약 13조원 규모에 달한다. 국내 기업들은 이번 제재안 시행으로 연간 매출 10조원 규모의 시장을 잃었다.

추후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된다면 경영 불확실성이 너무 높아져 피해가 클 것이란 의견이 있다. 그러나 화웨이 공백으로 시장 자체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서 피해는 단기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화웨이가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통신장비 분야는 삼성전자 역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분야다. 세계 5G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화웨이가 놓친 수요를 삼성전자가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피해도 빠른 시간 내에 해결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화웨이의 주력 시장인 중국 내 수요를 샤오미·오포 등의 기업이 흡수하고, 이에 국내 기업이 대응한다면 손실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내년 화웨이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10% 이상 폭락한 4.3%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와 별개로 엔비디아·퀄컴·IBM 등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대형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따냈다. 이달 초에는 버라이즌에 7조9000억원 규모의 5G 통신장비 공급 사업도 수주했다. 이는 국내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자, 삼성전자가 미국 통신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지 20년 만에 이룬 쾌거다. 화웨이 공백이 채워지기까지의 시간을 버틸 힘을 스스로의 경쟁력으로 만든 셈이다.

증권가에선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익이 1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10조원을 넘긴다면 2018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게 된다.

문제는 SK하이닉스다. 삼성전자보다 사업 분야가 한정된다. 공급처 다변화를 제외하곤 마땅한 대안이 없다. SK하이닉스 연간 매출 중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11.4%(3조원)에 달한다. 다만, 화웨이에 납품하는 물량이 스마트폰용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돼 있어 손실을 비교적 빠르게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현재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으로 인한 공정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이 운영 중인 중국 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들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이들 기업은 화웨이 공백에 따른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생산 일정을 조율하고, 중국 내 다른 기업과의 거래량을 늘리기 위한 대응책을 운영하고 있다.

화웨이는 ‘버티기’에 들어갔다. 최근 TSMC가 생산한 AP칩을 들여오기 위해 전세기까지 보내는 등 물량 확보에 나섰다. 대량의 반도체 등 IT기기 부품을 확보, 중국 내 반도체 자립이 이뤄질 때까지 시간을 벌겠단 의도다. 그러나 중국 파운드리 1위 업체인 SMIC에도 미국 정부가 추가 제재안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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