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놓쳤지만…삼성, 퀄컴·버라이즌 잡고 3Q 영업익 10조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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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놓쳤지만…삼성, 퀄컴·버라이즌 잡고 3Q 영업익 10조원 간다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9.1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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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화웨이 반도체 제재 15일 시행…삼성 반도체·디스플레이 거래 중단
7조원 매출 차질 예상되지만 ‘반사이익’ 기대…“샤오미·오포·비보 잡아야”
화웨이 공백으로 통신장비 사업 규모 커질 듯…증권가, 삼성 영업익 예상치 일제히 상승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기업 화웨이와 결별했다. 미국 정부의 제재안이 시행되면서다. 화웨이는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을 장악한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반도체의 한 종류인 패널 구동칩이 들어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국내 디스플레이 부품도 받지 못한다.

스마트폰 등 중국 정보기술(IT) 기기 시장을 장악한 화웨이와 거래가 중단됐지만 삼성전자의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버라이즌·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의 대형 수주를 따냈고, 화웨이 사업 차질로 인한 반사이익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당장 삼성전자의 올 3분기에 영업이익이 10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15일 유진투자증권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연간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3.2%(7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시행된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로 발생하는 매출 차질을 최소화할 기간별 비즈니스 플랜을 강구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이번 화웨이 제재의 핵심은 ‘반도체 수급 원천 차단’에 있다. 미국 장비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설계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선 미국 상무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미국 상무부에 화웨이와의 부품 공급 승인을 요청했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이유야 어찌 됐든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큰 고객사임은 틀림없다”며 “이번 요청으로 화웨이와의 거래 재개가 된다면 삼성전자에 나쁠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다양한 기업들도 미국 상부부에 부품 수출 허용 요청을 보냈지만 이들 모두 승인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제재 시행 후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다른 중국 기업들과의 관계가 악화될 수 있는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지난 5월 미국 제재로 인해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와 거래가 끊겼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이 불가능해졌다. 여기에 이번 제재 추가로 이동통신 기지국·PC·태블릿 등 사업 전반에 차질을 빚게 됐다. 화웨이가 무너지며 발생하는 시장 공백을 폐쇄적인 중국의 특성상 샤오미·오포·비보 등이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이 물량 증가로 인한 부품 수요를 삼성전자가 충당한다면 타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중국 IT기업들과의 추후 거래 확대를 위해 ‘화웨이 부품 수출 허용’ 신청을 냈다는 설명이다.

화웨이 공백으로 인한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은 통신장비 사업에서도 기대된다. 델오로에 따르면 화웨이는 상반기 시장점유율 31%를 올리며 1위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도 이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13.2%인데, 화웨이 공백으로 이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의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는 국내 통신장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시스템반도체에서의 성과도 두드러진다. 퀄컴의 5G 이동통신 AP ‘스냅드래곤875(가칭)’ 전량 수주했다. 규모는 1조원대로 추정된다. 이달 초에는 미국 엔비디아의 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생산을 맡기로 했고, 지난달에는 미국 IBM의 차세대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파워10’ 수주 계약도 따냈다.

삼성전자가 화웨이와의 거래가 중단됐음에도 증권가에선 이런 대형 수주를 고려해 올 3분기 영업이익을 10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KB증권·유진투자증권은 11조원 돌파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주가도 상승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코로나 사태 본격화 이후 약 7개월 만에 6만원을 넘긴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화웨이 제재의 반사이익과 시장 점유율 확대 효과에 따라 2018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어닝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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