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안중근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말했던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14일 압도적 지지를 받아 일본 집권 자민당의 총재로 당선됐다. 16일 중의원에서도 차기 총리 당선이 확실시된다. 곧 출범할 스가 내각은 사실상 ‘아베 3기 내각’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한일 관계에서 변화를 기대하기 힘들 전망이다.
NHK에 따르면 스가 장관은 이날 도쿄도의 한 호텔에서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유효 투표수 534표 가운데 377표를 득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스가 신임 총재는 이틀 뒤 일본 중의원 임시회에서 역시 압도적 지지로 제99대 총리에 오를 것이 확실시된다. 스가 총재가 총리로 선출되면 지병으로 사임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남은 임기(약 1년)를 채우게 된다. 일각에서는 임기 만료 전 중의원 조기 해산 가능성도 거론된다. 통상 역대 총리들은 임기 만료 전 중의원을 조기 해산, 총선 승리를 통해 집권을 연장해 왔다.
향후 국정 운영과 관련, 스가 총재는 아베 전 총리의 기조 유지를 천명한 상태다. 특히 그는 외교 정책과 관련, 전날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아베 전 총리와 상담하면서 가겠다”고 했다. 그는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는 “국제법 위반에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힌 상태다. 아베 전 총리 시절과 달라질 게 없다는 이야기다.
한편 스가 총재는 과거 한국과 관련한 망언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그는 2014년 1월 중국에서 안중근 기념관이 개관하자 “우리나라의 초대 총리(이토 히로부미)를 살해해 사형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