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반·디’ 화웨이 거래 중단…단기적 손실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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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디’ 화웨이 거래 중단…단기적 손실 불가피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9.1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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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정부 제재 여파로 화웨이 반도체 수급 원천 차단…15일부터 본격 시행
삼성·SK·LG 등 국내 기업도 영향…약 10조원 매출 차질 예상
중·장기적 관점에선 반사이익 예상…中 IT굴기 상징 화웨이 무너지나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5일부터 중국 기업 화웨이와의 반도체 거래를 중단한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여파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을 하지 못한다. 반도체의 한 종류인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칩(드라이브 IC)이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은 ‘큰손’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으로 인한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하다. 각 기업은 미국 정부에 화웨이와의 거래 승인을 요청하는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응에 나섰다.

미국 정부의 이번 화웨이 제재의 핵심은 ‘반도체 수급 원천 차단’에 있다. 미국 장비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설계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선 미국 상무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번 제재의 목적이 화웨이 견제에 있는 만큼 국내 기업이 미국 상무부의 공급 승인을 얻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에도 ‘화웨이가 설계한 반도체’ 생산에 제재를 걸었다. 이번 제재는 이 범위가 확대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도 승인 대상에 들어갔다.

업계의 전망은 엇갈린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대돼 추후 사업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중국의 ‘정보기술(IT) 굴기’의 상징인 화웨이가 무너져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어느 쪽이든 국내 산업이 단기적 손실은 불가피하게 됐다는 전망은 공통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델오로 그룹에 따르면 화웨이는 미국의 통신장비 규제에도 상반기 시장점유율 31%를 올리며 1위를 유지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사업도 확대일로에 있다.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의 최대 고객사로 자리 잡을 만큼 거래 규모가 크다.

화웨이가 지난해 한국 기업으로부터 사들인 부품은 약 13조원 규모에 달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3.2%(7조3000억원), SK하이닉스는 11.4%(3조원) 정도로 추정했다. 미국 정부의 제재로 인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으로 국내 기업들이 입는 손실은 총 10조원 대로 추정된다.

유진투자증권이 추정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중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 그래픽=연합뉴스
유진투자증권이 추정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출 중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 그래픽=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은 이번 화웨이 제재가 사전에 예고됐던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왔다. 화웨이의 수요를 대체할 고객사를 확보하는 식으로 대응책을 추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우 당초 화웨이에 납품하던 수량이 많지 않아 피해는 단기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화웨이는 이동통신 기지국·서버·스마트폰·컴퓨터·TV 등 다양한 제품을 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물론 LG전자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런 전자 기기에 반도체 수급이 불가능해진 만큼 반등은 한동안 불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화웨이가 무너지며 생긴 수요를 국내 세트 업체들이 일부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 문제가 풀릴 때까지 최대한 비축한 재고 부품으로 버틴다는 계획이다. 최근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의 TSMC에 화물기를 보내 반도체 물량을 확보하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자국 내 반도체 수급이 가능해질 때까지 시간을 벌 계획이다.

반도체 자체 수급의 대안 떠오른 기업은 중국 1위 반도체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SMIC다. 그러나 이 기업은 14나노미터(nm) 공정을 최신 기술로 내세우고 있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수준 차이가 크다. 미국 정부가 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어 화웨이가 쉽게 이번 미국 정부의 제재를 극복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핵심 반도체가 메모리인 만큼 화웨이 수요를 비교적 쉽게 충족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는 범용 제품이라 공정을 변경해야 하는 부담도 적다.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근이사(상무)는 “중·장기적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수요를 다른 기업이 가져간다면 국내 반도체 수요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폐쇄적인 중국 시장의 특성상 화웨이가 놓친 스마트폰 수요를 샤오미·오포·비보 등이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움직임에 국내 기업이 대응한다면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란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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