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코로나19 위기에 수소사업 등 사업다각화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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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코로나19 위기에 수소사업 등 사업다각화 노력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09.14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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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4사, 현대차와 ‘수소 상용차 충전’ SPC 설립 검토
수소충전 외에도 석유화학제품 생산 등 사업 다각화 추진
현대자동차·GS칼텍스 공동 융복합 에너지 충전소. 사진=GS칼텍스 제공
현대자동차·GS칼텍스 공동 융복합 에너지 충전소. 사진=GS칼텍스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정유업계가 코로나19로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으면서 사업 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다.

14일 업계와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수소 상용차 충전 인프라 관련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정유사들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여름 장마까지 겹치면서 적자 구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경쟁 상대로 여겨졌던 수소 사업에도 진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는 정유업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데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이 시작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부 역시 최근 한국판 뉴딜의 핵심으로 ‘그린 뉴딜’을 추진하기로 한 만큼 미래 먹거리 선점을 놓칠 수 없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올해 연초 산업통상자원부가 정유사들에게 관련 제안을 했으며, 이르면 연내 각 사별 업무협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SPC 설립 시점은 내년이 목표이며, 주요 사업 내용은 수소 트럭, 수소 버스 등 상용차 충전 인프라 구축이다. 정유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는 정제과정에서 수소 생산이 가능하고 기존에 다루던 제품과 유사한 성질의 수소를 유통하는 것이어서 매력적인 사업”이라며 “4사 모두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부의 수소충전소 확충 방침에도 정유 4사는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그린뉴딜 일환으로 2025년까지 수소충전소 총 450개소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GS칼텍스는 이미 현대차와 협업해 5월 준공한 서울 강동구 ‘융복합에너지스테이션’으로 하루 평균 수소차 50대(8월 기준)가 왔다 간다.

SK에너지도 올 11월 가동을 목표로 평택시에 수소충전소를 구축하고 있으며, 지난 7월 ‘수소물류얼라이언스’ 참여도 공식화했다. 에쓰오일의 경우 서울시와 협의해 마곡 연구소 부지에 수소 충전소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수소충전소를 2025년 약 80개소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정유 4사의 최근 행보가 수소 생태계 확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소충전사업 외에도 사업 다각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공장 증설 등 배터리 사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GS칼텍스 역시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전환과 비정유 부문을 확대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에쓰오일(S-Oil)은 7조원 규모 석유화학 크래커 건설을 추진한다. 수요 기조에 맞춰 석유화학 제품도 생산할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도 내년을 목표로 올레핀 생산 시설을 짓고 있으며, 중소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세차장 플랫폼 사업 진출도 노리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유업의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다른 사업 진출에 수세적인 모습을 보여 오던 정유사들도 최근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수소산업 등 사업다각화 움직임이 정유사들에게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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