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늘어나는 일회용 쓰레기산에 추석선물 포장재 ‘친환경’ 심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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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늘어나는 일회용 쓰레기산에 추석선물 포장재 ‘친환경’ 심혈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9.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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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불러온 ‘비대면 소비’로 폐기물 급증
플라스틱·스티로품 박스 대신 종이·쿨러백 대체
아이스팩 물로 채워, 세트 구성품 간격도 최소화
사진=제공.
친환경포장재를 사용한 롯데마트의 과일 선물세트. 사진=롯데쇼핑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출이 자제되고 포장, 배달 등의 수요가 늘면서 일회용 폐기물 배출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유통·식품 기업들은 추석을 앞두고 추석 선물세트에 ‘친환경’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명절 선물세트  대부분이 플라스틱, 일회용품 등을 활용한 과포장을 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올 추석 선물세트 포장에서 사용되는 일회용품을 친환경 소재로 대폭 대체하기로 했다. 플라스틱은 종이로 바꾸고, 미세플라스틱을 냉매로 쓰던 아이스팩은 물로 채우는 것이 핵심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선물세트에 나무·천·스티로폼 소재를 모두 없애고 종이 포장재를 썼다. 전복·굴비 등의 포장에 주로 쓰던 부직포 가방이나 스티로폼 박스 대신 재사용이 가능한 ‘쿨러백’도 도입했다. 또 신선식품에 사용하던 보냉제는 외부를 방수 코팅하고 내부는 물로 채워 가정에서 분리배출이 가능하도록 했다.

현대백화점은 아예 선물세트 포장재 전체를 종이로 바꾼 '올 페이퍼 패키지'를 전체 과일 선물세트에 적용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설부터 상자 속 과일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고정틀과 과일 윗면 충격을 줄여주는 완충 패드 등 내부 포장재를 플라스틱에서 종이로 바꿨다. 올해 설에도 종이 포장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번 추석엔 아예 모든 포장을 종이로 바꿔버렸다. 추석 선물세트 판매 기간 총 80개 품목에 사용하던 플라스틱 고정틀과 완충 패드를 종이 소재로 교체하고, 3개 품목에는 종이 소재 완충 받침도 적용하기로 했다. 내년까지 모든 과일 선물세트를 올 페이퍼 패키지로 구성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냉장·냉동식품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보냉용 스티로폼 박스도 전체 물량의 40%가량을 종이 상자로 바꿀 계획이다. 이 밖에도 100% 사탕수수 섬유로 만든 친환경 종이 상자 적용 품목을 지난 설보다 두 배 늘리기로 했다.

롯데마트도 과일 선물세트의 경우 플라스틱과 스티로폼을 사용하지 않고 100% 종이 재질만 사용했다. 기존 잉크보다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유기화학물 배출량을 감소시키는 콩기름 인쇄기법을 적용했다. 특히 과일이 흔들리지 않게 충분히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종이 소재의 ‘난좌’를 자체적으로 개발해 안전한 배송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정육 선물세트는 보냉 백을 적용해 장바구니 혹은 쿨링 백으로 재활용할 수 있게 했다. 수산물과 축산물에 사용하는 아이스팩도 친환경 부자재를 사용했다. 내용물을 100% 물로만 채웠다. 포장재 또한 부직포가 아닌 크라프트 재질의 종이를 사용해 분리수거에 쉽도록 했다.

사진=제공.
구성품 간의 간격을 줄여 플라스틱 및 종이 사용을 줄인 대상 추석 선물세트. 사진=대상 제공.

식음료 기업들도 그간의 명절 때보다 친환경적인 요소를 대폭 도입했다.

CJ제일제당은 특히 친환경 선물세트를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노란 플라스틱 캡을 없앤 ‘스팸’으로 구성한 선물세트 2종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프리미엄 식용유로 구성한 ‘유러피안 오일 기프트 세트’에는 친환경 패키지를 적용해 트레이부터 겉포장까지 종이만 사용하고, 인쇄도수를 낮춰 잉크 사용량을 줄였다.

또 선물세트 규격을 최적화하고, 모든 선물세트 트레이는 햇반 생산 시 발생되는 용기 부산물을 사용해 만들었다. 이와 동시에 부직포 대신 종이 사용량을 늘렸다. 이로써 이번 추석에만 플라스틱 86톤, 이산화탄소 배출량 80톤과 부직포 100만 개 분량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대상의 올 추석 선물세트는 과대포장을 지양해 더욱 알차고 실속 있는 느낌을 주도록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선물세트 구성품의 위치를 재배치하고 구성품 간의 간격을 줄여 플라스틱 및 종이 사용을 최소화했다. 선물세트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용기 대부분을 투명 용기로 교체해 재활용률을 높였으며, 부직포 쇼핑백 대신 분리수거가 용이한 종이 슬리브 지함을 개발해 청정원 스페셜 선물세트 카테고리에 적용했다.

동원F&B 역시 내용물을 재배치해 포장공간 비율을 축소했다. 플라스틱 쟁반의 무게를 세트 하나당 평균 10%씩 줄였고, 종이로만 만든 포장도 시범적으로 선보인다. 식용유 병은 투명 플라스틱으로 교체, 선물세트용 가방과 손잡이는 종이 재질로 바꿔 재활용률을 높였다.

이처럼 유통 식품업계가 추석 선물세트에 친환경 요소를 고려 도입하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일회용 폐기물 배출량이 끝없이 늘고 있어서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플라스틱류 폐기물은 하루 평균 889t이 발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9.3% 늘어난 수치다. 폐플라스틱류와 폐비닐류는 하루 발생량이 각각 15.6%, 11.1% 늘어났다. 안전과 위생을 중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다회용기보다 일회용품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인식도 한몫한다. 식음료 포장, 배달 업종의 확대로 일회용품 사용이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필(必)환경 시대에 자연 친화적인 친환경 포장재를 적용한 선물세트를 선보인다”며 “친환경 선물세트가 선물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만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업과 정부의 친환경 방향이 단순히 플라스틱을 종이로 바꾸는 것이 아닌 전반적인 배출량 자체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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