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 보안산업] 디지털 ‘속도’, 보안 ‘미적’…화상회의 해킹 우려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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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시대 보안산업] 디지털 ‘속도’, 보안 ‘미적’…화상회의 해킹 우려도 확산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9.09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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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 2조7818억원…클라우드 보안 시장 2635억원 ‘조족지혈’
해외선 보안성 이유로 금지된 줌, 국내 이용자수 262만7000명…온라인 교육에도 활용
서울 송파구 보인고등학교에서 한 선생님이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맞춰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보인고등학교에서 한 선생님이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맞춰 원격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비대면 시대로 접어들며 정보 보안에 비상이 걸렸다. 시장에선 “냉장고에서도 개인정보가 셀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취약지점이 많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삶의 많은 변화가 나타났다. 비대면 문화 확산과 재택근무 도입으로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는 점이 대표적이다. 4차 산업의 필수 조건인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도 이에 따라 속도가 붙는 추세다. 클라우드·화상 시스템·사물인터넷(IoT)·전자상거래 등 다양한 분야가 빠르게 성장 중이다.

그러나 보안 기술과 정부 정책은 디지털 전환 속도를 못 따라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개인·기업정보와 같은 민감한 내용이 온라인으로 처리되는 사례가 늘고 있지만, 보안성을 담보하지 못한 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특히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지점이 교육·직장 등 삶의 곳곳에서 자리잡으며 이같은 우려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9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1967억달러(233조원)에서 2022년 3546억달러(421조원)로 연평균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도 올해 2조7818억원에서 2022년 3조7238억원으로 약 33.9% 성장이 예상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디지털 전환의 핵심으로 꼽히는 분야로 어디서든 데이터를 내려 받는 시스템을 말한다. 데이터를 인터넷과 연결된 중앙컴퓨터에 저장해 기기와 장소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비대면 확산과 디지털 뉴딜 정책으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보보안 솔루션 시장은 클라우드의 성장 분위기와 사뭇 다르다. 가트너의 보고서를 보면 국내 클라우드 관리·보안 서비스 시장 규모는 올해 2635억원에 불과하다. 클라우드 시장 규모(2조7818억)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2022년 3380억원으로 성장이 예상되지만 연평균 성장률은 13%에 그쳐 클라우드 성장률(16%)에 못 미친다.

보안 솔루션 업체 관계자는 “기업들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시장 확장에만 비교적 관심을 집중해 보안 기술 투자는 뒷전인 게 사실”이라며 “보안 솔루션 업체들은 정부 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이마저도 규제가 많고 기준도 높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보안은 비대면 시대에 당연히 담보되어야 하는 요소인데 국내는 이런 인식이 부족한 편”이라며 “시장과 함께 기업의 기술력이 커나가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정부의 안일한 대응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해킹 우려가 있는 화상 솔루션을 학교 원격 수업에 적용을 허용하기도 했다. 외부인이 화상 시스템에 들어와 욕설을 뱉거나 신체를 노출하는 등 보안성 지적이 있는 플랫폼을 온라인 개학에 적용하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미국 화상회의 서비스 업체 ‘줌비디오커뮤니케이션즈’가 서비스하는 플랫폼인 ‘줌(Zoom)’은 제3자 침입·데이터 불법 판매 등 보안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줌과 폭격을 뜻하는 바밍(bombing)의 합성어인 ‘줌바밍’이란 신조어가 만들어졌을 만큼 보안 우려가 있는 플랫폼이다. 일각에선 중국 정부에 데이터가 유출될 수 있다는 ‘차이나 커넥션’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줌은 각종 보안 문제로 미국에서도 외면을 받고 있다. 교육 당국과 기업들이 사용 금지 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에선 여전히 기업과 학교에서 화상회의 솔루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줌은 이 같은 보안 우려에 대해 “4월부터 90일 보안 계획을 이행해 모든 측면에서 보안 수준을 크게 개선했다”며 “뉴욕시 교육부 또한 줌 5.0 업데이트 후 재사용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플랫폼 상에서의 음란행위·사건·불법·폭력 행위와 콘텐츠를 명백히 금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줌은 다양한 보안 이슈에도 초기 시장을 선점하며 국내 화상 솔류선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가 국내 안드로이드 폰과 태블릿PC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줌의 월간 순이용자수(MAU)는 2월 31만4000여명에서 4월에는 262만7000명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 대학에서 줌바밍으로 보이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화상 솔루션 국내 도입 초기에는 플랫폼이 다양하지 않아 줌 사용량이 늘었지만, 지금은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화상 솔루션도 다양하다. 이를 활용하는 것도 피해를 막을 방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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