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개구리가 생각해야 할 올챙이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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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개구리가 생각해야 할 올챙이 시절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3.05.15 0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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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김창성 기자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남양유업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따갑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른바 ‘갑의 횡포’가 사회 전반으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지만 사실 이런 대기업의 횡포는 비단 남양유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동안 대한민국 대기업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벌여온 온갖 횡포는 늘 사회문제로 인식됐다.

자금력을 앞세워 서민 상권을 잠식해 버리고, 기술을 빼앗고, 그러면서도 “억울하면 네가 '갑' 하던가” 식의 배짱을 부리며 자신의 영역에서 열심히 땀 흘리는 사람들의 목을 조여 왔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대기업들의 시작은 모두 초라했다.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삼성은 대구의 한 허름한 목조건물에서 시작됐고, 오늘날 현대자동차의 모태인 현대그룹 역시 故 정주영 회장이 어린 시절 가출해 쌀가게 배달원을 시작으로 일군 회사다.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역경을 견디고 그 과정에는 현재 누리고 있는 우월적 지위와는 크게 비교되는 설움도 겪었을 것이다. 그런 시간을 견뎠기 때문에 오늘날의 웅장한 모습을 갖췄다.

그러나 현재 대기업들은 동행보다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설움을 딛고 지금에 이르렀다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똑같이 되갚아 주고 있는 건지 묻고 싶다.

현재 대기업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수많은 협력사와 개인 사업자들의 땀 흘리는 모습은 곧 대기업들의 과거나 다름없다.

내가 우월한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건 내 노력도 있지만 주변의 도움도 크다. 내가 무너지면 그들도 무너지지만 그들이 무너지면 나도 무너질 수 있다.

흔히 덩치가 큰 사람에게 “늠름하고 든든하다”고 말한다. 현재 대기업들이 보이는 모습은 옹졸하고 일방적이다.

이번 남양유업 사태를 계기로 대기업들이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하며 덩치에 맞게 늠름하고 든든한 모습으로 상대방을 헤아릴 줄 아는 자세를 보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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