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1,700년 전 가야의 유리 세공 목걸이 3건 보물 지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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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1,700년 전 가야의 유리 세공 목걸이 3건 보물 지정 예고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0.09.07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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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대성동과 양동리 고분서 출토…
'철의 왕국' 가야의 유리 공예 기술 새롭게 조명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7일, 가야 시대를 대표하는 두 고분인 김해 대성동 및 양동리 고분에서 출토된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 등 목걸이 3건을 보물로 지정 예고하였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목걸이 3건은 '철의 왕국'으로만 주로 알려져 있는 가야가 다양한 유리 제품 가공 능력도 뛰어나 고유한 장신구 문화를 형성했음을 보여주는 유물이다. 유물은 출토 정황이 명확하고 보존상태가 좋으며 형태도 완전해 역사‧학술‧예술 가치를 지닌 보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가야인들은 수정이나 마노를 주판알 모양으로 깎거나 유리 곡옥이나 둥근 옥을 만들어 목걸이로 착용했다. 구슬의 재질도 금, 은, 유리, 금박 입힌 유리, 수정, 호박, 비취 등으로 다양하며, 형태도 판옥(板屋, 편평하게 가공한 옥제품), 곡옥, 대롱옥(대롱처럼 기다란 형태의 옥제품), 다면옥(多面玉, 여러 면을 깎은 옥제품) 등 다채로운 것이 특징이다.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 사진=문화재청 제공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 사진=문화재청 제공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는 3세기 말~4세기 초 금관가야(金官伽倻) 시기 중요한 고분 중 하나인 김해 대성동 76호 고분에서 2011년 대성동고분박물관이 발굴조사를 하다가 목곽묘에서 발견했다.

김해 대성동 고분군은  경남 김해시 대성동에 있는 3~5세기 무렵 금관가야 시대 수장층(首長層)의 공동묘지로 한국고대사에서 공백으로 남은 4세기 전후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귀중한 고분이다. 1991년 사적 제341호로 지정됐다.

 목걸이는 서로 길이가 다른 3줄로 구성되었고 수정제 구슬 10점, 마노제(瑪瑙製) 구슬 77점, 각종 유리제 구슬 2,386점 등 총 2,473점으로 이루어졌으며, 평균 지름이 6~7mm 정도로 아주 작은 형태로 다듬은 것으로 보아 여기에 깃들인 가야인들의 시간과 정성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김해 대성동 76호분 출토 목걸이>는 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발굴조사를 통해 나온 터라 출토지와 유물의 내역이 분명하고, 여러 재료를 정교하게 가공해 색상과 질감을 조화롭게 배치한 가야인들의 수준 높은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금관가야 문화를 대표하는 중요한 공예품으로 역사․예술 가치가 충분한 유물이다.

김해 양동리 270호분 출토 수정목걸이 사진=문화재청 제공
김해 양동리 270호분 출토 수정목걸이 사진=문화재청 제공

 또 다른 목걸이인 <김해 양동리 270호분 출토 수정목걸이>는 1992년 동의대학교박물관의 제2차 발굴 조사 중 토광목곽묘(土壙木槨墓)에서 발굴됐다.

양동리 고분 270호는 인접한 여러 고분과 겹쳐 있어 대부분 훼손된 상태였으나 고배(高杯, 높다리 그릇)를 비롯해 토기류나 철제 유물이 다수 출토되어 가야인들의 생활상을 알려 주는 중요한 고분으로 꼽힌다.

<김해 양동리 제270호분 출토 목걸이>는 수정제 다면옥(多面玉) 20점과 주판옥 120점, 곡옥(曲玉) 6점 등 총 146점의 수정으로 구성됐다. 전체 약 142.6cm의 길이에, 육각다면체형, 주판알형, 곡옥형(曲玉形) 등 여러 형태로 수정을 다듬어 연결했으며, 제작 시기는 고분의 형식과 부장품 등으로 보아 3세기로 추정된다.

 수정목걸이는 3세기 금관가야를 대표하는 지배계층의 장신구로서, 3~4세기 가야 유적에서 다수 출토되었으나, 이 목걸이처럼 100여점 이상의 수정으로만 구성된 사례는 매우 희소하다.

또한, 가공 기법 또한 오늘날의 세공기술과 비교해도 될 만큼 완전성이 뛰어나 당시 수준 높은 기술과 세련된 미적(美的) 감각을 보여준다. 이 시기를 대표할 수 있는 중요한 공예품으로서 기술‧예술 수준이 뛰어나 보물로 지정할 가치가 충분하다.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전체)사진=문화재청 제공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전체)사진=문화재청 제공

<김해 양동리 322호분 출토 목걸이>는 1994년 동의대학교박물관이 목곽묘에서 발굴한 유물이다. 함께 발굴된 유물 중 중국 한대(漢代) 청동 세발 솥(靑銅鼎, 청동정) 등을 통해 3세기 경 축조된 금관가야 시대 고분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가야 목걸이 3건은 각각 개별 유적에서 일괄로 발견됐고, 금관가야 고분에서 출토된 목걸이 중 많은 수량의 구슬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희귀한 사례이다.

가야인들이 신분 위상과 지배 계층의 권위를 장신구를 통해 드러내었음을 실증적으로 말해 준다는 점에서 학술적으로도 중요하다. 또한, 금‧은 제품을 주로 다룬 신라, 백제인들과 달리 수정이나 유리구슬을 선호한 가야인들의 생활상과 연관이 깊은 작품으로, 화려함을 추구한 당시 사람들의 또 다른 모습을 새롭게 인식하게 해주는 유물이라는 점에서 보존가치가 높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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