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주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위기에도 투자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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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주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위기에도 투자는 계속된다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9.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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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매출액·영업익 22.5%·37.5% 감소
반면 올해 상반기 투자 767억으로 7.8% 늘려
네이버·아마존 협업 등 디지털 역량 강화 집중
신제품 개발도…“팬데믹도 또 도약 준비 기회”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창립75주년 기념 메시지 영상을 남기고 있다. 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보수를 자진 삭감하면서까지 투자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보이고 있어 업계 이목을 끌고 있다.

서 회장은 중국 사드 보복을 시작으로 2017년 LG생활건강에 업계 1위를 내준 뒤 좀처럼 자존심 회복을 못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전 산업계에 위기와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과거 IMF 구제금융, 신용대란 등 위기 때 더욱 성장한 기업이다. 올해 창립 75주년을 맞이한 서 회장에게는 지금이 가장 힘들고 중요한 시기일지 모른다.

서 회장은 “75년의 오랜 역사는 창업 선배들로부터 우리 모두가 손수 일궈온 자랑스러운 결실”이라며 “아모레퍼시픽은 수많은 어려움과 국경의 한계를 뛰어넘어 우리만의 뷰티 문화를 결국 세계인 모두의 것으로 만들어낸 뷰티 전문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랜 시간, 깊은 신뢰를 쌓아온 우리에게는 팬데믹도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고객의 열망을 조사하고 삶을 이해하며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고객 관리를 이어갈 때 새로운 시대의 해답은 고객이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뿐이 아니다. 실제로 올해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의 투자 총액은 올해 상반기 기준 767억85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5% 감소한 1조6147억 원, 영업이익은 37.5% 줄어든 1967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서 회장은 ‘디지털 체질 개선’을 위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뛰어넘는 옴니채널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기업만이 생존할 것”이라며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를 선도하자”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들어 쿠팡, 11번가 네이버, 무신사 등 온라인 플랫폼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최근에는 뷰티 시장의 디지털 확장과 관련 분야 유망 초기 기업 육성을 위해 온라인 패션 전문몰 1위 무신사와 합자 조합도 결성했다.

이를 통해 헤라 등의 브랜드에서 ‘카카오톡 선물하기’ 전용 상품을 내놨고, 쿠팡에서 단독으로 판매하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 ‘이너프 프로젝트’도 선보였다. 또 11번가에서는 매월 뷰티 ‘라방’(라이브방송)을 통해 아모레퍼시픽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라방을 시청하면서 제품을 사는 젊은 층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해외 사업도 온라인 부문에 주력한다. 중국 마케팅 비용의 60%를 온라인 채널에 투입하고 있다. 또 인도 화장품 전문 유통사인 ‘나이카’의 온라인 채널을 활용해 설화수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미국 아마존에 아모레퍼시픽과 마몽드를 공식 입점했다.

서 회장은 고객을 사로잡을 혁신 상품 개발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1~3개 정도의 화장품이 각 브랜드에서 출시되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의 유행을 선도하려는 노력이다.

맞춤형 화장품 기술도 꾸준히 개발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7월 뷰티와 IT 기술을 접목해 개인별 맞춤형 콘텐츠와 제품 등을 정교하게 제안하는 프로젝트인 ‘뷰티 컨시어지’의 첫 번째 서비스인 모바일 전용 피부 진단 서비스 ‘스킨 파인더’를 아모레퍼시픽몰에 도입했다.

한편, 투자에 힘쓰고 실적 개선에 앞장서기 위해 서 회장은 지난 2분기부터 보수를 자진 삭감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올해 상반기 8억1600만 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9억9800만 원을 수령했다. 상반기 상여금도 없었다.

시장에서도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서 회장의 빠른 대응에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격적인 디지털 전환 효과로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온라인 매출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 1분기 아모레퍼시픽 법인의 국내 온라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늘었고 2분기에도 60%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채널·브랜드 구조조정을 잘 진행한다면, 코로나19 완화 시점에 큰 폭의 레버리지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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