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코로나 확진자 대처 미흡… ‘유명무실’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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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코로나 확진자 대처 미흡… ‘유명무실’ 매뉴얼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09.0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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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유증상자 KBO 즉각 보고 명시 어겨
타 팀 선수접촉·침 뱉는 행위도 ‘비일비재’
충남 서산시 성인면 한화이글스 2군 훈련장. 사진= 연합뉴스.
충남 서산시 성인면 한화이글스 2군 훈련장.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한국 프로야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우려했던 상황이 발생했다. 유증상자 및 확진자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화 이글스가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의 코로나19 확진 과정에서 보고 지침을 어겼다. 신정락은 지난달 29일부터 고열·근육통·두통 증세를 보였고 다음 날 구단에 보고했다.

신정락은 31일 오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는데, 한화는 KBO에 보고를 하지 않았다. 한화는 신정락이 양성 판정을 받은 오후 9시가 넘어 KBO에 관련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BO는 코로나19 대응 통합 매뉴얼을 통해 유증상자가 발생할 시 각 구단은 즉시 KBO에 보고하도록 명시했다. 한화의 보고 의무를 어겼고, 이로 인해 KBO는 발 빠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

신정락과 접촉한 선수 두 명이 있는 LG는 언론 보도를 통해 사실을 알았다. 1일 오전 뒤늦게 해당 선수들을 격리 조처했다. 해당 선수들은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최악의 경우 LG 선수단 전체에 코로나19가 퍼질 수도 있었다.

문제는 프로야구 매뉴얼에서 금지하고 있는 행동이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원정에 나선 선수단의 타인 접촉은 금지 사항이지만 양 팀 선수들이 접촉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다. 신정락도 25일부터 26일까지 퓨처스리그 한화-LG전에서 친정팀 LG 선수들과 만나 대화했다.

또, 매뉴얼에서 금지하고 있는 경기 중 침 뱉는 행위도 자주 볼 수 있다. 여기에 선수들의 외부 활동도 막지 못하고 있다. 두산 1군 선수 2명은 7월 중순 원정 경기가 끝난 뒤 술을 마신 사실이 밝혀져 최근 벌금 3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한편 한화에서는 신정락 외 육성군 소속 선수 1명이 추가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검사 결과에 따라 확진자가 더욱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화는 방역 당국과 함께 음성 판정자의 자가 격리 기간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 대다수가 자가 격리에 들어가면, 한화 구단은 당분간 2군 경기를 치르지 못할 수도 있다. KBO는 방역 당국의 결정을 지켜본 뒤 추후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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