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5.18 묘지서 무릎 꿇고 눈물의 사죄 "너무 늦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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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5.18 묘지서 무릎 꿇고 눈물의 사죄 "너무 늦게 왔다"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08.1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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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운동, 알고도 침묵한 건 역사의 법정에선 유죄"
"다음 서울시장 보궐선거, 호남·충청에 구애 안 받을 것"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열사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었다.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참배하고 그간 통합당의 과오에 대한 사죄의 뜻을 밝힌 것. 보수정당 대표가 5·18 민주묘지 앞에서 무릎을 꿇은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19일 오전 민주묘지를 찾았다. 그는 방명록에 "5·18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적은 뒤, 자신이 직접 작성한 사과문을 '민주의 문' 앞에서 낭독했다. 그는 울먹이며 "호남의 오랜 슬픔과 좌절을 쉬이 만질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5·18 민주 영령과 광주 시민 앞에 부디 이렇게 용서를 구한다"며 "부끄럽고 또 부끄럽고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늦게 찾아왔다. 벌써 일백번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그 첫걸음을 뗐다"며 "작은 걸음을 나아가는 것이 한 걸음 안 나가는 것보다 낫다는 충고를 기억하며 5·18 희생자들의 원혼에 명복을 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물지 않은 상처를 보듬고 사는 유족들께 깊이 죄송하며 제 미약한 발걸음이 역사의 매듭을 풀고 과거가 아닌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작은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또 "광주에서 그런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행동에 우리 당은 엄정한 회초리를 들었다"며 "일부 정치인들까지 편승하는 태도는 표현의 자유란 명목으로 엄연한 역사적 사실까지 부정할 수 없다.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당 차원에서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 예우 강화법을 추진하기로 한데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히기도 했다. 이날 참배 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해당 법 추진에 대해 "과거 편협한 생각을 버리고 앞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는 정당으로서의 기틀을 확립해나갈 작정이라 이것이 마치 진정성이 있느냐 없느냐 이런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거론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5·18 민주화운동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 확정된 사안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통합당도 더 이상 재론의 여지가 없다는 확신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호남 출신의 대통령 후보나 서울시장 후보를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다음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지역과 관계없이 당선 가능성 있는 가장 유능한 인물을 선정할 생각을 하고 있어서 호남사람이건 충청사람이건 거기에 대해서 별로 구애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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