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 못 받는 ‘공공재개발’…“정확한 조건부터 제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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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영 못 받는 ‘공공재개발’…“정확한 조건부터 제시해야”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08.13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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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SH, 13일 동대문구청서 설명회 열어…기간단축·안정성 등 인센티브 유혹
“명확한 수치 없고, 기존 내용 재탕” 불만…“후보지 공모 참여해야 수치 나와” 해명
SH공사 관계자가 13일 오후 3시 서울 동대문구청에서 공공재개발 사업설명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공급 물량의 현실성을 놓고 논란이 빚고 있는 ‘공공재개발' 사업설명회가 열렸다. 서울시와 서울도시주택공사(SH)는 설명회에서 사업안정성과 사업진행속도 등을 강조했지만 주민 반응은 시원치 않았다. 지역주민은 “거창하게 사업을 설명하기보다는 조합원 1인당 분담금이 어떻게 바뀌는지 등 피부에 와 닿는 설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와 SH공사는 13일 오후 3시 서울 동대문구청에서 ‘공공재개발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 동대문구는 청량리6구역과 전농8구역 등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거론되는 사업지가 위치한 자치구다.

이날 설명회에는 공공재개발 후보지로 거론되는 동대문구에 있는 재개발 추진 주체 다수가 참석했다. 동대문구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개 사업지에 대해서만 설명회를 개최하려 했으나 설명회를 들으려는 지역주민이 대거 몰리면서 입장하지 못한 주민 등의 고성이 이어지는 촌극도 빚어졌다.

SH는 이날 설명회에서 ‘사업안정성’ 측면을 연이어 강조했다. 특히 관리처분계획인가 후 분담금 확정, 사업비 융자, 상가 등 대물변제 등을 강조하며 비용적인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다고 역설했다. 사업 추진속도에 대해서도 사겁기간을 최대 5년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부연했다.

SH공사 관계자는 “총 사업비의 50% 저리 융자, 관리처분 시 분담금 확정, 분양가상한제 적용 예외 등을 통해 조합원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SH와 함께 사업을 시행하면 거의 대부분 조합원 분담금이 줄어든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체 토지 등 소유자 4분의 3 이상 동의를 받아야하는 민간 방식과 달리 SH와 공동시행하면 동의 요건이 3분의 2로 줄어들고 사업기간도 종전 120개월에서 60개월까지 줄일 수 있다”며 “이외에도 용도지역 상향, 용적률 완화 등으로 사업성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혜택 못지않게 의무도 늘어난다. 먼저 전체 가구수의 20% 이상을 공공임대에 할당하거나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한 주택의 50% 이상을 임대로 공급해야 한다. 500여명의 조합원이 1000가구 규모 단지를 만든다고 가정할 시 전체 가구수의 25%에 달하는 250가구가 임대주택으로 공급될 수 있는 셈이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임대주택 비율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이들은 “임대주택이 얼마나 늘어나는 것이냐”, “우리가 어떤 평형을 임대주택으로 제공해야 하는 것이냐” 등 임대주택과 관련된 질문을 끊임없이 쏟아냈다. 하지만 SH 측은 “사업지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추후 검토해봐야 한다”며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결국 이날 설명회는 기존에 발표된 내용의 ‘재탕’에 그쳤다는 것이 주민들의 평가다.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 A씨는 “결국 언론에 보도됐던 내용들을 그대로 재탕하기만 했다. 질문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 하는데 무슨 공공재개발이냐”며 “거창하게 설명하지 말고 사업지별 비례율이나 추정분담금이 어떻게 되는지 정확하게 설명해야 주민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SH 관계자는 “추가분담금이 정확하게 얼마나 줄어드는 지는 사업장마자 다르기 때문에 아직 산출해둔 자료가 없다”며 “공모 접수를 해야 구체적인 비례율이나 추정분담금 설명이 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서울시와 SH가 제공하겠다는 인센티브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설명회에 참석한 B씨는 “SH와 공동시행하면 사업 인허가에 소요되는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은 모순이 있다”며 “공공이 인허가를 신청하면 금방 허가를 내주고 민간이 신청하면 일부러 지연시켜서 허가를 내준다는 뜻 아니냐.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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