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HDC, 막판 협상 놓고 또 신경전…‘노딜’ 우려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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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HDC, 막판 협상 놓고 또 신경전…‘노딜’ 우려 여전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8.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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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대면협상 합의하며 불씨 살렸지만 과정 험난
양측 입장차 커 협상 재개되더라도 인수 종결은 미지수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계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에 아시아나항공 항공기가 계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금호산업과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르면 이번주 중으로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둘러싼 마지막 협상에 돌입한다. 하지만 극적으로 성사된 대면협상을 놓고 양사가 또 다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인수합병(M&A) 성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산업과 현산은 현재 양사 대표이사(CEO) 간 대면협상을 위해 협상 장소와 시간, 배석자 범위, 논의 방식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에는 양사 대표이사인 권순호 현산 사장과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이 마주 앉을 가능성이 높다.

양사는 우여곡절 끝에 대면협상에 합의 했지만, 협상 준비 과정에서 또 다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금호산업은 협상의 주제와 내용을 먼저 실무진 선에서 검토하고 협의한 뒤에 안건으로 정리해 CEO 협상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현산은 실무진 조율 없이 대표이사들의 대면협상을 진행하자며 맞서고 있다.

다만, 재계에서는 양사가 공개적으로 협상 수용 방침을 밝힌 만큼 일단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협상의 가장 큰 쟁점은 현산의 재실사 요구를 금호산업이 얼마나 수용할지 여부다. 현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상황이 작년 12월 계약 당시와 크게 달라졌다며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에 대한 12주간의 재실사를 주장하고 있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현산의 ‘12주 재실사’ 요구를 공식적으로 거부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협상을 통해 재실사 범위와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는 방향으로 양사가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면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인수 종결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현산의 협상 역제안이 2500억원 규모의 이행보증금 소송에 대비한 ‘명분쌓기’에 불과하고, 거래종결일을 앞두고 시간을 끌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1일을 계약 이행 ‘데드라인’으로 보고, 12일부터 금호산업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통지한 상태다. 채권단인 산업은행도 같은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는 점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M&A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지만, 최대 쟁점인 재실사를 둘러싼 이견이 큰 만큼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M&A 성사 여부를 쉽게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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