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게임업계, 불필요한 ‘성별 갈등’ 전에 신경 더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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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게임업계, 불필요한 ‘성별 갈등’ 전에 신경 더 쓰자
  • 박효길 기자
  • 승인 2020.08.1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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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길 산업부 기자
박효길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최근 게임 서비스에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민감한 ‘성별’ 차이를 두고 갈등이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게임 ‘가디언테일즈’가 이슈가 되고 있다. 문제는 ‘가디언테일즈’의 대사 지문 수정으로 시작됐다.

이 게임을 운영하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에 추가된 게임 내 대사 “이 걸래 X이”를 어느 유저가 문제 삼자 “광대 같은 게”로 수정했다.

원래 문장인 “걸래 X이”는 영어판에서 “You whore(매춘부)”로 쓰였다. 그러니 “광대”로 표현하는 것이 문맥상 전혀 다른 뜻이 된다.

본래 의미했던 것과 맥락이 전혀 달라지자 유저들 사이에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문제를 제기하는 유저들은 '광대'가 급진적 페미니스트 집단에서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인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게임사 내에 페미니스트(여성주의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결국 카카오게임즈는 이러한 유저들의 문제제기를 수렴해 “광대 같은 게”를 “이 나쁜 X”으로 재수정하게 된다. 카카오게임즈는 공지문을 통해 “본래 스토리의 취지에 맞으면서 욕설이나 사회 통념상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며 “불필요하게 화제 대상이 되지 않기 위해 서둘러 안전한 단어를 선택하려다 저지른 실수”라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 실무진은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새로운 담당자로 교체했다”고 덧붙였다.

이 문제의 본질은 유저와의 소통 부재로 볼 수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 걸래 X이”를 “광대 같은 게”로 수정할 때 미리 공지 없이 바꿨다. 성별 갈등보다 이 부분이 유저들에게 더 크게 문제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성별 갈등은 게임계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이슈다. 게임계의 주 소비층은 남성이기 때문에 페미니즘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정치적 올바름(PC) 문제도 중요하다. 그러나 주 소비층을 무시하면서 억지로 PC를 주입시키려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을 것이다.

앞서 2018년 EA가 2차 세계대전 시대를 배경으로 의수를 한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배틀필드5’를 발표하자, 많은 유저들이 역사고증을 팔아먹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게임 개발진은 유저들을 향 “Uneducated(교육받지 못한)” 등 반감 섞인 반응을 보이면서 많은 유저들에게 공분을 샀다. 아마 개발진은 여성 장애인을 등장시켜서 전쟁이 남성 비장애인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만일 개발진이 소련군 여성 저격수를 전면에 내세웠다면 고증도 지키고 PC도 지키는 좋은 결과를 낳았을 것이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오락거리다. 교재가 아니다. PC도 좋지만 유저를 교육받아야 될 대상, 덜 자란 아이 취급은 말자. 남자, 여자, 성소수자 모두 존중 받아야 하듯이 유저도 존중 받아야할 대상임을 잊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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