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금융정보’ 활용 본격화…무분별한 대출은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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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비금융정보’ 활용 본격화…무분별한 대출은 자제해야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8.1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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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금융권 대출 평가 모델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은행과 카드사, 저축은행 등을 포함해 ‘비금융정보’를 활용한 신용등급 평가체계를 새롭게 구축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에 따라 기존 금융거래 정보 외에 온라인 활동 정보와 통신료 및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 지불 이력, 직업, 부동산 보유 정보 등으로 평가에 활용하는 데이터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금융거래 정보가 없거나 부족한 경우가 많아 평가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 소비자를 위해 개발 됐다. 금융권에서는 비금융정보 활용을 통해 그간 신용도 판단이 불가능했던 개인에 대한 신용평가가 가능해지고, 기존에 활용중인 신용평가모형의 세분화와 변별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대체 신용평가 모델의 대상자가 대부분 4등급 이하의 중저신용자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대출은 갚아나가는 상환 능력이 중요한데, 저신용자의 경우 이를 입증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보통 신용등급이 4~5등급으로 시작하는 직장인 사회초년생의 경우 단 1000만원만 대출을 받더라도 ‘대출이 참 가혹하다’라는 경험을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 신용등급이 낮아서 대부업 문을 두드리든 은행 대출을 받든 가처분소득은 무조건 줄게 돼 있기 때문이다. 대출금 수령 이후 당장 상환 계획부터 세워야 한다. 대출금 사용은 말 그대로 ‘순삭(순식간에 삭제)’이다. 만기까지 대출금이 남아 있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자영업자도 마찬가지다. 금융권은 금융거래 이력이 없어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평가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가게의 매출 규모와 휴폐업 정보, 가게가 위치한 상권의 성장가능성, 소셜 미디어에서의 평가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영업자의 신용등급을 평가한다고 한다. 안 그래도 자영업자가 폭발 직전인데 대출 문턱까지 낮춰 되레 부실만 양성하진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자영업은 실물경기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 때문에 균일한 매출을 지속하기가 어렵고, 상권이 아무리 좋더라도 경쟁력이 없다면 폐업하기 일쑤다.

당연히 금융 소외계층을 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은 만들어야 한다. 다만 이런 시스템이 이들을 부실 채무자로 전락하게 해서도 안 된다. 본인이 잘 갚아 나가겠다고 다짐해도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게 대출이다.

기존 개인 신용평가 모델에서 대출 보유상태(대출유형, 금액, 보유기간 등)와 연체 여부, 소득 정보 등을 통해 채무상환 능력과 상환 가능성을 따져가며 신용을 아주 꼼꼼하고,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비금융정보는 신용평가의 참고 데이터로 활용 해야지 신용평가 자체가 되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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