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 장마에 사라진 ‘휴가철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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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장 장마에 사라진 ‘휴가철 특수’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08.1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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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 방문객 지난해 40% 수준 불과
‘한 철 장사’ 노리는 상인들 매출도 ‘뚝’
영화관 등 복합 시설 갖춘 쇼핑몰 ‘북적’
피서객 줄어 한산한 동해안 해수욕장. 사진= 연합뉴스.
피서객 줄어 한산한 동해안 해수욕장.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역대 최장 장마가 겹치며 휴가철 특수도 사라지고 있다. 예년 같았으면 해수욕장 등에는 인파가 몰렸지만 올해는 방문객 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11일 해수부에 따르면 이달 2일까지 전국 해수욕장 250곳의 전체 누적 방문객은 작년 같은 기간의 39.2%인 1243만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형 해수욕장 21곳의 1일 평균 방문객은 1만 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만 6000명)보다 무려 2만명 이상 줄었다.

다만 한적한 해수욕장과 사전예약제 해수욕장은 방문객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남에서 시행 중인 사전예약제 해수욕장 12곳에는 올해 개장 이후 총 28만 1000명이 다녀갔다. 1일 평균 이용객 수는 1114명으로 전년 동기 보다 약 13% 증가했다.

방문객이 줄어들자 해수욕장 인근 지역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1년 매출의 절반이 여름 성수기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위험이 있지만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오히려 인파가 더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역대 최장 장마라는 변수를 만났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49일째 장마가 이어지며 역대 최장기간 기록을 세웠다. 부산 광안리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최 모씨는 “오히려 성수기에 접어들기 전인 7월 초에 장사가 더 잘 됐다”면서 “주말에도 거리가 예전 같지 않다. 매출도 50% 이상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이번 장마는 이달 중순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이에 사실상 올 여름 장사는 끝났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서 숙박업을 하는 박 모씨는 “코로나19보다 장마가 더 걱정된다”면서 “8월 초 들어서도 장마가 끝나지 않자 예약 취소 문의가 하루에 10건 이상씩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실내 쇼핑몰은 ‘몰카스족’이 몰리면서 여름 특수를 누리고 있다. 몰캉스족은 휴가철 여행지 대신 쇼핑몰에서 먹고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영화관, 워터파크, 아쿠아리움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춘 복합쇼핑몰을 많이 찾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프라퍼티에 따르면 최근 2주일간(7월 24일~8월 6일) 스타필드 3개점(하남·코엑스몰·고양)과 스타필드시티 3개점(위례·부천·명지)의 방문객 수는 직전 2주일보다 17.5% 증가했다.

잠실에 있는 롯데월드타워·몰에도 장마를 피해 여름 휴가객이 몰렸다. 서울에 집중호우가 쏟아졌던 이달 1~6일 롯데월드타워·몰의 총 방문객은 62만 4000명으로, 전월 같은 기간 대비 20% 가까이 늘었다. 이는 여름 휴가객이 장마로 발이 묶이자 장시간 쾌적하게 머무를 수 있는 복합쇼핑몰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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