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 일류기업 되려면 삼성(三省)해야
상태바
[기자수첩] 삼성, 일류기업 되려면 삼성(三省)해야
  • 전수영 기자
  • 승인 2013.05.07 16: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전수영 산업부 팀장

[매일일보]숨진 사람이 없는 것이 다행이지만 글로벌기업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석 달 사이에 두 번이나 불산가스가 누출된 것만으로도 국민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다.

이번 불산가스 누출에 대한 삼성전자의 대응 태도는 신속했다. 언론에 사고를 공개하고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당했던 지난 1월 사고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1월 사고 당시 삼성전자는 사고 원인에 대해 진실을 계속해서 숨겼다. 이 때문에 지역주민을 포함한 국민들은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반도체, 휴대폰, 가전제품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삼성전자지만 사고 대응은 중소기업과 다름없었다. 아니 그보다 못했다는 지적이 일었다.

불산가스는 소량으로도 인명피해를 일으킬 수 있어 취급을 주의했어야만 했다. 더욱이 이전에 다른 기업의 사업장에서 불산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한 상태였기 때문에 삼성전자로서는 타산지석의 기회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이를 간과했다. ‘인명경시’였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불산가스 누출뿐만이 아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에 근무하던 직원 수십 명은 원인 모를 백혈병 등으로 꽃다운 생을 마감했다. 반도체 세계 1위라는 명예를 위해 그들은 반도체와 목숨을 바꿨다.

노동자들이 생산현장에서 발생하는 유독성 물질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삼성전자는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버텼다. 이를 놓고 지난한 공방이 계속되다가 산업재해 판정이 나자 삼성전자는 그제야 일부 잘못을 시인했다.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행동은 아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