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채찍·당근에도 훨훨 나는 서울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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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채찍·당근에도 훨훨 나는 서울 아파트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0.08.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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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단지·중저가 단지 모두 최고가 경신 이어져
공급대책이 ‘내 집 마련 욕구’ 충족 못 시킨 영향
정부가 고강도 규제책과 공급책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고가 단지는 물론 중저가 단지에서도 최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고강도 규제책과 공급책을 잇따라 내놓았지만 고가 단지는 물론 중저가 단지에서도 최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를 옥죄는 ‘규제책’과 주택공급을 늘리는 ‘당근책’을 내놓았지만 서울 아파트 몸값은 높아지고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와 취득세율을 인상한 7·10 부동산 대책과 서울 등 수도권에 13만2000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는 8·4 공급대책에도 고가 아파트와 중저가 아파트 모두에서 최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공급대책이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전주보다 0.02%포인트 줄어든 0.09% 기록했다. 재건축과 일반 아파트가 각각 0.02%, 0.10% 올랐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 대책과 아파트 급등세에 매수자들이 피로감을 느끼며 관망해 아파트 상승폭이 축소됐다”면서도 “다만 전반적으로 매물이 많지 않아 수요가 꾸준한 역세권과 중저가 아파트 중심으로 매도자 우위시장이 지속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7·10 부동산 대책이 나오고 이를 실행하기 위한 소득세법·법인세법·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 등 부동산 3법을 비롯한 세법 후속 입법도 완료됐지만 강남권 고가 단지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정부 규제로 매물은 줄어들고 있지만,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정부 규제에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주택담보대출금지선인 15억원을 넘어선 단지들의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4.95㎡는 지난달 35억7000만원에 팔리며 3.3㎡당 1억원을 훌쩍 넘겼다. 해당 주택형은 지난해 10월 34억원에 팔려 3.3㎡당 첫 1억원 시대를 연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서초구 서초동 ‘서초 래미안’ 전용 127.66㎡도 이달 직전 최고가 19억5000만원보다 3억원 뛴 22억5000만원에 팔렸다.

강남구 일원동 ‘래미안 개포 루체하임’ 전용 84.97㎡은 이달 24억8500만원에 팔리며 직전 최고가인 지난 6월 24억원보다 8500만원 올랐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 2차’ 전용 160.28㎡은 지난달 직전 최고가 40억원(4월)보다 2억원 오른 42억원에 매매거래가 성사됐다.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149.45㎡는 27억4000만원에 매매돼 지난해 12월 세운 종전 최고가 26억4000만원보다 1억원 뛴 가격에 손바뀜됐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 84.96㎡의 분양권도 지난달 처음으로 20억원에 거래됐다.

중저가 단지도 실수요자 수요가 쏠리며 6억원 턱밑까지 상승하고 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70% 적용받을 수 있는 보금자리론 기준이 6억원 이하인데, 아파트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무주택 실수요자의 매수 발걸음이 빨리지고 있는 것이다.

또 7·10 부동산 대책을 통해 규제지역 6억원 이하 주택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를 10%p 우대해 주는 ‘서민·실수요자’의 소득 기준이 부부합산 연소득 기준 8000만원 이하(생애 최초 구입자 9000만원 이하)로 완화된 것도 매수세를 이끌었다. 

강서구 염창동 ‘염창예성그린캐슬’ 전용 84.92㎡는 이달 직전 최고가 5억2000만원 보다 7700만원 오른 5억9700만원에 매매돼 6억원에 바짝 다가섰다. 강서구 등촌동 ‘등촌주공 1·2단지’ 전용 41.85㎡는 지난달에만 5억2700에서 5억3000만원, 5억5000만원에 연이어 손바뀜이 이뤄졌다.

구로구 개봉동 ‘개봉동 상우’ 전용 67.96㎡은 지난달 5억5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 1월 경신한 최고가인 3억8500만원보다 1억2000만원 뛰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공급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공공참여형 고밀 재건축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고 공급 대책 물량 대부분이 임대로 내집 마련 수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어 완전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는 주택의 가격이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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