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돌 빼 윗돌 괸 공급대책 …2030도 4050도 불만 ‘팽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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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랫돌 빼 윗돌 괸 공급대책 …2030도 4050도 불만 ‘팽배’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0.08.0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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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 줄어드는 일반공급 물량에 ‘역차별’ 우려
청년층, 실효성 낮은 공급 대책…주거 사다리 끊겨
‘내 집 마련’을 놓고 세대 간 입장차가 상이했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내 집 마련’을 놓고 세대 간 입장차가 상이했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내 집 마련’을 놓고 세대 간의 입장차가 분명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일반공급에 기대야 하는 중장년층은 물량이 줄었다고 토로하는 한편, 청년층은 정부가 제시한 공급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7·10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를 통해 생애최초 특별공급(특공) 물량을 늘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민영주택 신혼부부 특공의 소득기준을 완화해 청년층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국민주택 부문에서는 생애최초 특공 비중을 5%포인트(20%→25%) 확대한다. 기존 80%였던 특공 비중이 85%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일반공급 물량은 기존 20%에서 15%로 줄어들 예정이다.

정부는 민영주택에도 새롭게 생애최초 특공 물량을 도입했다. 전용 85㎡ 이하 주택형에 한해 공공택지는 15%, 민간택지는 7%를 생애최초 특공 물량으로 배정한 것이다. 그 결과 기존 57%였던 민영주택 일반공급 비중은 각각 42%(공공택지), 50%(민간택지)로 축소됐다.

공급되는 물량은 여전한 반면 청년층에게 공급되는 특공 물량이 늘어나면서 중장년층에게 돌아갈 일반공급 물량이 줄어드는 셈이다. 그간 일반공급에서 당첨되기 위해 가점을 다듬어온 중장년층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적지 않다.

가점은 일반적으로 무주택 기간과 통장가입 기간, 부양가족 등을 수치화해 84점 만점으로 산출된다. 여기서 무주택 기간과 통장가입 기간의 만점 요건(15년)을 채우면 절반 이상인 49점을 채울 수 있다. 부양가족은 1인당 5점이고 최대 35점이다.

현재 서울 지역 평균 당첨 가점이 54.8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15년 이상 무주택 기간과 통장가입 기간을 유지해야 당첨을 기대할 수 있는 최저 가점 수준을 확보하는 셈이다. 하지만 서울에서만 수 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어 실제 당첨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

이로 인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특공 물량 확대를 반대하는 중장년층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소득제한으로 모든 특공 혜택을 보지 못하면서 치열하게 가점을 쌓아왔다”며 “수많은 역차별을 견뎌온 중장년층을 위한 일반공급 물량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년층도 불만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특공 물량을 확대한다고 공언했지만 집값이 나날이 치솟은 데다 대출도 막혀 구매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초기 자본이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이 있지만 까다로운 소득 조건을 맞추기 어렵다.

김모(30대·서울 양평구)씨는 “적당한 대학을 나와 적당한 회사에 다니다가 지금의 부인과 결혼에 성공했다”면서 “우리같이 뭐든 적당히 벌고 생활하는 사람들은 이번 공급 대책의 혜택을 받지 못해 씁쓸한 마음이 든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임대차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으로 전세가 사라지고 월세가 늘어나면서 주거 사다리가 끊겼다는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확보한다는 취지와 달리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박탈됐다는 이유에서다.

일반적으로 전세 보증금은 내 집 마련을 위한 목돈으로 활용돼 왔다. 보증금을 조금씩 높여 점차 넓은 집으로 이사하고 마지막에는 이를 활용해 내 집 마련을 하는 게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보여지는 보편적인 모습이었다.

한모(30대·서울 구로구)씨는 “부모님 세대에서는 월셋방에서 시작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하는 것이 당연한 무용담이었다”면서 “아직 계약 기간이 1년 남기는 했지만 내년부터 월세를 살게 된다면 대체 언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을지 가늠도 되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한편 한국감정원이 지난 6일 발표한 ‘8월 1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전셋값은 전주 대비 0.20% 상승했다. 전셋값 상승폭이 0.20% 이상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5년 10월 4주(0.20%) 이후 5년여만으로 당시는 전세대란이 불거졌던 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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