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선방한 카드사 "하반기가 찐 위기"...언택트로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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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선방한 카드사 "하반기가 찐 위기"...언택트로 극복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8.09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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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아닌 마케팅비 줄며 실적개선...3분기 후 건전성 우려
"여행카드 줄이고 언택트 투자"...마케팅 수정하며 위기돌파
카드업계가 상반기 실적개선에도 하반기 위기설을 걱정하며 대비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드업계가 상반기 실적개선에도 하반기 위기설을 걱정하며 대비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카드업계가 2020년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지만 불안감이 역력하다. '불황형 흑자'라는 평가와 함께 하반기 진짜 위기가 도래할 거란 우려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리딩업체인 신한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0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2위 경쟁을 하고 있는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와 12.1% 증가한 2226억 원, 163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6%와 93.9% 상승한 796억 원과 65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5개 카드사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순이익 증가를 보였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숫자가 갖는 의미가 전부가 아니다. 영업을 잘했다기보다 마케팅 비용 절감의 효과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거라는게 카드사들의 자체 분석이다.

실제 코로나19로 항공, 여행, 영화, 공연, 스포츠, 놀이공원 등에서의 소비 위축으로 카드사의 마케팅이 중단되면서 저절로 마케팅 비용이 감소했다.

정부가 코로나19 금융지원의 일환으로 결제대금 청구 유예, 대출금 상환 유예 등의 조치로 연체율과 대손충당금 비용이 줄어든 것도 당기순이익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도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5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 총 14조 원 가운데 70%가량이 신용·체크카드 충전방식으로 수령됐기 때문이다.

하반기 위기설은 카드사들도 인식하는 부분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장기화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하반기에 결제 대금 청구 유예와 대출금 상환 유예 조치의 만기가 도래해 리스크가 증가할 우려가 크다”고 전망했다.

카드사들은 하반기 닥칠지 모를 위기에 대비해 마케팅도 전면 개편 중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당분간 해외여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잇따라 여행카드를 중단시키고, 대신 기존에 발급한 카드에 언택트 혜택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고객 이탈을 막고 있다 카드 마케팅의 꽃인 '여행'이 빠진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 코로나가 장기화하면서 최근 약 한 달간 해외 특화카드 10개가 단종됐다. 롯데카드는 오는 10일부터 '대한항공 SKYPASS THE DREAM 롯데카드'의 발급을 중단할 예정이다. 우리카드는 이달 1일 '자유로운 여행카드 ASIANA', '자유로운 여행카드 SKYPASS', '우리V철도마일리지카드 레일플러스' 등 3종을 단종시켰다.
 
지난달에는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가 여행 특화카드를 없앴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30일 '하나투어 KB국민 이퀸즈카드' 등 하나투어 제휴 카드 3종의 신규 발급을 종료했다. 신한카드도 지난달 6일 '틀래블보너스 에어플러스' 등 항공사 특화카드 3종 발급을 중지했다.
 
앞서 현대카드는 지난 5월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등 2종에서 제공했던 항공권 결제 할인 혜택을 없앴으며, 하나카드는 올해 3월 'Mile 1.8 대한항공 아시아나 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이처럼 코로나가 종식되더라도 몇 년간 해외여행을 가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자 여행 카드가 연이어 사라지고 있다. 여행 특화카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제휴 비용이 들어가는 데 반해, 당분간 고객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판단이다. 
 
그 대신 카드사들은 언택트 관련 혜택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 특히 예상치 못한 코로나 사태인 만큼 기존 카드에 혜택을 더하는 방식을 취한다. 우리카드는 지난 5월에 선보인 '카드의정석 UNTACT' 등 카드 2종에 언택트 혜택을 최근 다시 한번 리뉴얼했다. 해당 카드를 발급한 고객이 넷플릭스, 유튜브 등에서 정기결제 이용 시 받는 할인 혜택을 종전보다 2배 높였다.
 
씨티카드는 내달 1일부터 'NEW 씨티 클리어 카드' 등 2종의 할인 가맹점 항목에 오프라인 쇼핑몰을 줄이고, 언택트 업체를 추가하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쿠팡,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등이 신규 할인 가맹점으로 들어온다.
 
이밖에 국내여행 중심으로 카드 혜택이 조정되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달 '클럽 프리미어 호텔 카드'의 50% 청구할인 서비스 대상 가맹점을 기존 13곳에서 '하나카드 기준 업종 전체'로 크게 확대했다. 현대카드는 자사 포인트로 국내 호텔 멤버십 및 현대자동차 구독형 서비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현대카드 M FLEX' 프로그램을 론칭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다양한 프리미엄 혜택을 제공하고자 제휴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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