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호 DB그룹 회장, DB하이텍 투자 ‘해야 할 이유’와 ‘안 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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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호 DB그룹 회장, DB하이텍 투자 ‘해야 할 이유’와 ‘안 될 이유’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8.06 14: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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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인치 파운드리 업계, 최근 공급 부족 시달려…DB하이텍 수주잔고 포화 상태
5년 이상 흑자 기조. 영업이익률 30% 육박…기업 영속성 차원에서 투자 필요
코로나19 및 4년 뒤 업계 상황 등 불확실성 높아…과거 투자실패 사례도 많아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취임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DB그룹 제공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취임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DB그룹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지난달 1일 그룹 회장직에 취임한 이후 DB하이텍의 추가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015년 이후 미운 오리 새끼에서 백조로 환골탈태한 DB하이텍은 수주잔고가 쌓이는 등 공급 여력 부족으로 추가 증설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남호 회장은 취임사에서 “창업의 자세로 미래를 위한 사업을 준비하겠다”며 그룹 미래를 위한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신사업 도전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시스템반도체를 미래차, 바이오와 함께 3대 핵심 신산업 중 하나로 육성해나가겠다는 제조업 비전을 밝힌 만큼, 토종 파운드리 업체 중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기업으로서 추가 증설에 대한 투자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해야 할 이유… 수주잔고와 5년간의 흑자

DB하이텍은 8인치 파운드리 업계서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기업이다. 최근 글로벌 8인치 파운드리 업계가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수주잔고가 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의 경영실적은 매우 견실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DB하이텍의 수주잔고는 8인치 웨이퍼 기준 지난 2017년 4941장에서 2018년 4만8682장, 2019년에는 9만장에 가까울 정도로 급증했다. 아날로그 반도체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관리나 이미지 처리, 보안 관련 반도체 부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DB하이텍은 오랜 기간 적자 끝에 지난 2014년 영업이익 456억원을 달성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시 당기순손실이 770억원에 이르렀지만, 2015년에는 영업이익 1250억원과 함께 당기순이익도 1267억원을 기록하며 완전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후 DB하이텍은 매년 호실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는 영업이익 1813억원을 달성했으며,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각각 29%에 이르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현재 8인치 파운드리 업계의 공급 부족과 DB하이텍의 수년간 높은 영업이익률을 고려하면, 추가 증설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될 만하다.

 
◇투자하면 안 될 이유… 불확실성과 과거 실패 이력

현 상황이 증설의 적기처럼 보이지만 DB하이텍으로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DB하이텍이 흑자전환하기까지 10년 가까이 걸렸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에서 선뜻 투자 결정이 쉽지 않다.

파운드리 투자는 최소 1조원 이상의 거금이 들어간다. 투자 결정에서 양산까지 거의 4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4년 뒤에 파운드리 시장이 현재와 같이 공급 부족 현상이 유지되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수요 확대가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8인치 파운드리 팹리스 업체들이 공급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대세는 12인치 웨이퍼를 활용한 공정이다. 틈새시장의 수요 확대가 쉽지만은 않다. 수요가들이 직접 증설에 나서며 수요가 늘지 않는 이상 대규모 투자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진다.

과거 동부그룹이 반도체 사업을 하면서 겪은 어려움도 살펴봐야 한다. DB하이텍을 살리는 과정에서 투자여력을 소진한 DB그룹은 2013년 부터 시작된 구조조정 과정에서 2조원 이상을 투자한 동부제철을 비롯해 동부건설, 동부팜한농, 동부익스프레스, 동부대우전자 등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떨어져 나갔다. 대규모 투자에 주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DB그룹 관계자는 “기업의 영속성 차원에서 DB하이텍을 포함해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다만 투자 대상과 시기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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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2020-08-13 17:06:31
삼전은 그거 몰라 투자하냐? DB오너 등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