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2분기 ‘적자 늪’ 현실화…유상증자로 버티기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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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2분기 ‘적자 늪’ 현실화…유상증자로 버티기 성공할까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8.06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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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영업손실 847억원…타 LCC도 대규모 적자 전망
제주항공‧진에어, 유상증자 추진…흥행 여부에 주목 
서울 김포공항 주기장에 제주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김포공항 주기장에 제주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여객기들이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2분기 적자 확대가 본격화됐다.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 되지 않으면 당분간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LCC들은 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먼저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제주항공은 적자 폭이 커진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았다.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8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4억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확대됐고, 매출은 360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88.5% 급감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832억원으로 적자 폭이 늘어났다.

증권가에서는 조만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다른 LCC들 역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각각 500억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에어부산도 같은 수준의 손실이 전망되고, 비상장사인 에어서울도 적자 폭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LCC들은 국제선 여객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화물기 대체 투입이 어려운 탓에 대형항공사(FSC)에 비해 코로나19 여파가 더 심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통상 항공업계의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 실적 전망 역시 어둡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국제선 여객수는 13만9236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533만6032명)에 비해 97.4%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운항편수 및 여객수 감소세가 본격 반영된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90% 이상 감소율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당장 자금 마련이 절실해진 LCC들은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잇따라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진에어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109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오는 11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되며, 신주 1500만 주를 주당 7280원에 발행할 예정이다. 신주배정기준일은 9월 16일, 납입일은 11월 3일이다.

이번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진에어의 전체 발행 주식은 기존 3000만주에서 4500만주로 늘어난다.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대비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개발해 나가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이달 중 158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추진되며, 오는 12일부터 우리사주조합 청약에 이어 구주주 등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LCC들의 유상증자 흥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실적 악화 등으로 투자자 시각이 보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웨이항공은 지난달 29일 주주 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추진하던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중단했다. 최대 주주인 티웨이홀딩스가 금융기관에서 충분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서 지분율만큼도 청약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데 따른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LCC들의 턴어라운드(흑자전환) 시기를 예상하기 쉽지 않다”면서 “이번 유상증자 흥행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데다 흥행에 성공한다 해도 단기 불확실성은 해소되겠지만 결국 국제선 여객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향후 유휴자산 매각이나 구조조정 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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