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화 되가는 카드사 “먹거리 가릴 처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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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털화 되가는 카드사 “먹거리 가릴 처지 아냐”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8.0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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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카드사 할부금융 수익 2474억원, 2015년 대비 두 배 늘어
가맹점수수료 인하 여파에 너도나도 할부금융 시장 진출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카드사의 할부금융 수익이 지난 2015년 이후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수수료 인하 여파로 카드 수익이 줄어들자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며 방어에 나선 셈이다. 할부금융은 본래 캐피털사의 고유 영역이지만, 카드사의 진출로 경쟁자가 늘면서 업권 간 경계도 사라지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KB국민·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 등 8대 카드사의 할부금융수익은 657억원으로 전년동기(637억원)보다 3.1%(20억원) 소폭 증가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 무려 2474억원을 기록해 2015년 1163억원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할부금융은 일시불로 지급하기에 가격부담이 높은 자동차 등을 금융회사가 대신 사주고 소비자는 일정기간 동안 금융사에 분할해 납부하는 형태의 사업이다. 그간 할부금융은 카드사의 수익구조에서 유의미한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아니었다. 2012년 당시만 하더라도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를 제외하면 할부금융 사업을 영위하는 카드사는 전무했다.

카드사가 할부금융 시장에 눈독을 들이게 된 배경은 역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에 따른 수익악화 영향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는 지난 10년 간 10차례 넘게 진행됐다. 이 기간 8대 카드사의 카드 수익은 내리막길을 걸으며 정체 상태다. 2016년 연간 20조원에 달했던 카드 수익은 3년 만인 지난해 17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카드업계는 현재 카드수익 악화에 대응해 할부금융 사업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신한캐피탈의 1조원대 오토 및 리테일 금융자산을 신한카드에 넘겼다. 캐피탈은 오토 사업을 카드에 넘겨 그 자금으로 기업 투자 금융에 집중하고 카드는 할부 등 리테일 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신한카드는 지난 3월에도 현대캐피탈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장기렌터카 자산을 인수한 바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업의 수익성 하락에 따라 사업 다각화를 추진 중에 있으며 이번 리테일 자산 인수를 통해 차별화 된 상품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도 하반기 각각 ‘다이렉트 오토’와 ‘카정석오토’ 등 자동차할부 금융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한다. 할부금융을 하지 않았던 하나카드도 올해 말 시장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인데,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더 이상 마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본업인 지급결제시장에서 수익이 악화하고 있어 신규 사업을 발굴하거나 다각화 하지 않으면 수익을 지켜내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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