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달러가치 뚝뚝...2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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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달러가치 뚝뚝...2년만에 최저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08.0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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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년 만에 최대폭 하락
美 경기회복 정체에 회복 난망
하나은행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나은행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안전한 투자 피난처로 여겨지던 달러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미 달러화가 7월 한달 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미 경제 회복이 더뎌지며 이런 흐름이 당분간 계속될 거라는 게 전문가들 시각이다.

5일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7월 한달 간 전월 대비 4% 하락했다. 월간 하락률은 지난 2010년 9월 -5.4% 이후 9년10개월 만에 가장 컸다.

코로나로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어 달러화를 제외한 안전자산인 금과 미 국채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경제가 어려워 미 정부는 빚을 더 늘리고,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물가 인상을 용인하고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안전자산 가운데 달러 가치만 끌어내리고 있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앞으로 1년간 달러 값이 5% 가락 떨어질 수 있다”며 “최근의 하락세는 코로나19의 영향보다는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의 문제로 달러가 기축통화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기도 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달러화의 절하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7월 중 낙폭이 확대된 것으로, 대부분은 유로화와 인근 지역 강세에 기인하며 신흥국 통화의 강세도 수반됐다”고 설명했다.

중기적으로는 달러 약세가 연장될 것이라 예상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월 말 이후 7월 셋째주까지 주요국 중앙은행 자산의 증감을 보면, 여전히 미국 연준의 자산 증가가 여타 중앙은행 자산 증가 속도를 앞선다”면서 “주요국 중앙은행의 자산증가와 은행시스템 작동으로 유발되는 글로벌 통화공급의 증가세가 더욱 가속화되며 달러화 약세를 유발하고 있고 내년 1분기까지는 이러한 흐름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달러 가치 하락을 단순한 일시적 현상으로 봐선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 백악관 경제고문이자 하버드 경제학자인 제프리 프랑켈은 "미 달러화가 그 지위를 잃을 수 없을 것이란 믿음은 틀렸다"며 "영국 파운드화가 기축통화 지위를 잃었던 사례를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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