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민주당, ‘영혼 없는 쇄신’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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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민주당, ‘영혼 없는 쇄신’이제 그만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3.05.0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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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승구 기자] 민주당이 지난 4일 정기 전당대회를 갖고 당명을 ‘민주통합당’에서 ‘민주당’으로 개명하고, 당헌·당규를 개정했다.

아울러 김한길 대표 등 새 지도부를 선출해 지난해 총선과 대선, 그리고 최근 4·24 재보궐선거까지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당을 밑바닥부터 뜯어고치는 쇄신 작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런 모습들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지난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철저히 패배하면서도 반성과 성찰 없이 쇄신을 외치던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당시 한나라당은 두 번에 걸친 대선 패배의 책임을 각각 당시 이인제 후보와 정몽준 후보 탓이라며 책임을 떠 넘겼다.

또한 다 이긴 싸움을 아깝게 졌다고 분석하며 당 쇄신을 게을리 했다.

결국 한나라당은 2004년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주도했다가 역풍을 맞아 총선에서 또다시 대패해 철저히 무너진 후에야 제대로 된 ‘반성과 성찰’했다.

당시 당의 비주류에 속하는 박근혜 의원을 당 대표로 내세우며 ‘천막당사’ 체제로 돌입하는등 철저히 밑바닥부터 쇄신작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뼈를 깎는 아픔을 겪으며 특정 계파를 초월한 당 쇄신작업 끝에 민심을 되찾아 결국 2007년 정권 재탈환에 성공했다.

현재 민주당은 두 번의 대선과 총선에서 연전연패를 거듭하면서도 대선평가보고서에서 ‘친노·주류’에게 책임을 물으며 해묵은 계파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다 이긴 게임을 졌다고 자위하며 영혼 없는 ‘성찰과 혁신’만을 외치고 있는 민주당의 변화는 아직도 먼 훗날의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새 옷을 갈아입듯 당의 명칭을 변경하고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등 겉모습만 변화하는 것이 진정한 쇄신은 아닐 것이다.

‘김한길’이라는 새로운 선장을 뽑은 ‘민주당號’가 진정 뼈를 깎는 쇄신을 통해 제1야당의 모습을 되찾고 순항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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