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법인계좌 압류… 타이어 업계, 그림자 짙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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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법인계좌 압류… 타이어 업계, 그림자 짙어진다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08.0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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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조희경 이사장 조 회장 성년후견 심판청구
금호타이어, 수당 등 지급 중단… 사실상 경제거래 멈춰
한국타이어 금산공장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타이어 금산공장과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국내 타이어 업계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 금호타이어는 비정규직 노조의 회사 운영자금 압류 등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타이어 업계는 ‘오너리스크’와 ‘노조리스크’까지 덮치며 내우외환에 처했다. 

한국타이어는 경영권 분쟁이 새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아버지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하자 조 회장이 바로 입장을 발표하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성년후견제도는 노령, 질병, 장애 등으로 의사결정 능력이 결여된 성인에게 후견인을 지정해주는 제도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조 회장이 막내 조현범 사장에게 자발적으로 지분을 넘긴 것인지 확인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이사장은 “아버지가 온전한 정신으로 지분 승계를 결정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조양래 회장은 “이번 주식 매각 건으로 인해서 관계가 조금 소원해졌다는 건 느꼈지만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건강문제에 대해서도 조 회장은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도 받고, 하루에 4~5Km 이상씩 걷기운동도 하고 있다.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고,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 뒀다”면서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금호타이어는 비정규직 노조의 법인계좌 압류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 직원의 휴가비와 수당 등 지급이 중단되고 협력업체 대금결제도 미뤄지는 등 사실상 경제거래가 멈춘 것이다. 

금호타이어 비정규직 노조는 회사를 상대로 법원에 채권 압류와 추심 신청을 해 지난달 30일 법인 계좌를 압류했다. 법인 통장이 압류되면서 직원 휴가비(1인당 50만원)와 현장 수당 등이 나가지 못했다. 자금 운용에 발이 묶이면서 설비 협력 업체 550여곳, 원·부재료 업체 120여곳의 대금결제도 미뤄지고 있다.

특히 대부분 협력업체가 재료나 물류비 등을 선납해 물건을 만든 뒤 납품하는 상황이어서 자금난에 따른 협력업체 도산 등 연쇄적인 후폭풍도 우려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과거 수많은 노사관계 사례에서 경험했듯 개인 또는 집단 이기주의는 위기를 가져올 뿐”이라며 “일할 수 있는 터전인 회사가 존재해야 일자리도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을 금호타이어 비정규직지회는 외면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타이어 업계의 경영실적 부진도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7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6% 감소했다. 한국타이어는 해외 매출 비중이 85% 수준인 만큼 코로나19 여파가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84억원을 기록한 데다 2분기는 적자 폭이 더 커져 288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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