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 속 해외 대체투자 속도내는 국민연금
상태바
경기부진 속 해외 대체투자 속도내는 국민연금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8.04 13: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외자산 비중, 6년 새 20% 늘려
MS‧애플‧아마존 등 IT기업 중심 투자
최근 국민연금이 해외주식·채권에서 직접운용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국민연금기금운용 전경. 사진=국민연금
최근 국민연금이 해외주식·채권에서 직접운용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전경. 사진=국민연금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금융시장 변동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민연금이 해외주식 지분을 늘려나가고 있다. 국내보다 수익률이 높은 해외 투자를 보다 확대해 장기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기금위를 열고 국민연연금의 해외투자 강화 방안을 담은 '해외투자 종합계획'과 스튜어드십코드(수탁자책임의 원칙) 후속조치인 '국민연금기금 투자기업의 이사회 구성·운영 등에 관한 기준' 초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를 통해 해외주식은 위탁운용하던 방식을 바꿔 해외사무소에 적극운용(액티브) 팀을 신설한 뒤 국민연금이 직접 운용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날 박능후 기금운용위원장(보건복지부 장관)은 “향후 10년은 국민연금의 보험료 수입이 급여지출보다 많아 유동성이 풍부한 기금 성장기”라며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면 투자 기회가 많고 성과가 높은 해외투자를 확대할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이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률이다. 최근 5년 해외투자의 평균 수익률은 10.1%로, 2017년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국내투자 수익률(평균 3.7%)을 넘어섰다. 특히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35%인 해외투자 비중을 오는 2024년에 50%, 2025년에는 5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홈페이지를 통해 ‘기금 운용 계획’과 관련한 정보들을 공개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투자는 해마다 마련되는 ‘중기 자산 배분 계획’과 ‘연간 기금 운용 계획’에 따라 이뤄진다.

해외 주식의 투자 규모는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총 141조원4000억원으로 이 중 54조6000억원의 자산을 직접 운용하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지역별 투자 비율은 북미가 56.82%로 압도적으로 높다. 이어 유럽 21.77%, 일본 6.58% 등에 투자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에 대한 투자 비율이 16.9%로 가장 높다. 뒤를 이어 정보기술(IT) 업종에 14.26%, 헬스케어 12.97% 등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 종목은 1위가 마이크로소프트(평가액 1조7800억원, 자산군 내 비율 1.57%), 공동 2위는 애플(1조3700억원, 1.21%)과 아마존(1조3700억원, 1.21%), 4위 알파벳(9700억원, 0.86%), 5위 텐센트(8300억원, 0.74%)로 주로 글로벌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흐름을 보인다.

반면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2020년 1분기 말 기준으로 110조원 규모다. 투자 종목을 보면 국민연금이 지분율 10%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1위(평가액 23조882억원, 전체 자산군 내 비율 21.5%)다. 뒤를 이어 SK하이닉스(평가액 3조9915억원, 3.7%), LG화학(2조4038억원, 2.2%), 포스코(2조2685억원) 등이다. 또 코로나19 이후 조선·기계·설비와 자동차 부품 등 정통 제조업과 항공, 유통·교육 업체에 대한 투자가 대체로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 교수는 “해외투자 비중 확대로 기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려는 방향성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연금의 종합계획을 이행해나가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이 필수적인데, 운영기금 수익률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준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