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임대차 3법’…팍팍해지는 전세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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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임대차 3법’…팍팍해지는 전세살이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0.08.02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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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57주 연속 오름세…7개월만에 최대 상승
전세 품귀 현상 심화…월세 위주 임대시장 열릴 것이란 우려도
서울 삼성동에서 바라 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 삼성동에서 바라 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임대차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집주인과 세입자들이 유불리를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며 갈등과 혼란이 불거지는 상황이다.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넷쩨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 0.14% 오르며 5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주(0.12%)보다 상승폭을 확대했고 주간 기준으로도 지난 1월 6일 조사 이후 7개월 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감정원은 “실거주 요건 강화, 임대차 법안 추진, 저금리 등으로 매물부족에 따른 수급이 불안하다”며 “학군이 양호하거나 접근성이 좋은 역세권 단지,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상승폭이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임대차 3법 통과와 저금리 기조가 맞물려 향후 월세 위주의 임대 시장이 열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세를 낀 갭투자가 원천 봉쇄되고 등록임대사업에 대한 혜택 축소 등으로 반전세나 월세로의 전환이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서울을 중심으로 벌써부터 전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거주 요건 강화로 전세를 빼고 직접 들어와 살겠다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또 재계약을 통해 기존 전셋집에 눌러앉는 세입자들도 많아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0.5%로 낮아지며 전세에서 월세(보증부 월세)로의 전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7·10 부동산 대책에 따라 4년 단기임대 및 아파트 8년 장기일반 매입임대 사업자 제도가 폐지되면서, 자율성과 수익률이 악화될 우려로 주택임대사업의 축소가 전·월세 주택의 공급축소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함 랩장은 “시세차익 등 자본이득을 높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수익률까지 낮아진다면 장기적으로 임대인은 소극적인 집수리로 대응하는 등 지역의 슬럼화나 임대차의 질적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KB국민은행의 서울의 7월 전세수급지수는 174.6을 기록해 2016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100을 초과할수록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세 매물 품귀 현상이 서울을 넘어 경기, 인천으로 확산되고 있어 전세 매물 부족에서 기인한 전셋값 상승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여당도 이같은 점은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악용될 소지 등이 보이면 보완책을 마련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2+2’가 끝나고 신규 계약을 할 때는 집주인이 인상률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때 아마 꽤 많은 (전세가) 상승이 있으리라고 생각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법이 모든 것을 규제할 수는 없고, 어떤 법을 만들든지 구멍이 나 있기 마련”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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