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그린뉴딜로 미래차 협력 가속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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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그린뉴딜로 미래차 협력 가속페달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08.0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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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모빌리티 육성, 정부 핵심 정책으로 부상
현대차그룹-삼성·LG·SK 등 합종연횡 가속화 전망
4대그룹 대표들이 신년합동인사회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4대그룹’ 대표들이 신년합동인사회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친환경 모빌리티 육성이 정부 핵심 정책으로 떠오르면서 ‘4대그룹’ 간 협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최근 재계 총수들과 잇단 만남을 가진 가운데 ‘그린뉴딜’과 관련해 기업 간 협력을 공식화하며 합종연횡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그린뉴딜 주관부처로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보급 확대를 위해 재정투자를 늘리고 제도를 개선한다. 이에 따라 5년 안에 전기차와 수소차를 각각 113만대, 20만대까지 늘린다. 2025년까지 20조3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약 15만1000명의 일자리도 창출한다. 자동차 부문의 국가·산업 경쟁력을 높여 저탄소 경제 전환을 견인하는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는 것이다.

2025년까지 전기차는 승용·버스·화물차 등 현재 10배로 늘어난다. 충전 기반시설은 누적 4만5000기를 확충한다. 우리나라 전기차 대수는 11만3000대고, 전기충전기는 2만2000기다. 환경부는 친환경차 확산을 위해 보조금 지원시한을 최대 2025년까지 연장하고 지원물량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같이 정부가 친환경 모빌리티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그룹 차원의 미래차 협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삼성, LG, SK를 차례로 방문해 배터리 신기술에 대해 협의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3사가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서로 잘 협력해 세계 시장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고 밝혔다. 친환경 미래차를 위한 배터리 협력을 공식화한 것이다.

약 2년 전 경영 전면에 나선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차 분야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전기차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는 물론 국내외 업체들과 활발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5월부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연이어 회동을 가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이 만남은 이재용 부회장의 답방 형태다. 두 달 전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전고체 배터리 등에 관해 논의했다.

전장부품, 배터리 등을 이미 공급하는 LG·SK와 달리 삼성은 현대차와 거래가 거의 없는 상태다. 이번 회동은 삼성과 현대차 간 협력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회라는 평가다. 삼성이 주력하는 통신과 인공지능(AI) 사업도 미래차의 중요한 분야다. 

삼성은 반도체 중심 전장부품을 4대 신성장 사업으로 정하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은 2017년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전문업체 하만을 인수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삼성 경영진은 차세대 친환경차, UAM, 로보틱스 등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성장 영역 제품과 기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정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6월 회동했다. 이들은 LG화학이 개발하고 있는 장수명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된 차세대 전기차가 나오는 내년을 도약 원년으로 삼고 있다. 고성능·고효율 배터리 확보가 어느 때보다 시급한 것이다. LG화학은 1만7000건 이상의 전기차 배터리 특허를 확보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7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만나 SK이노베이션 등이 개발 중인 차세대 배터리 기술과 방향성을 공유했다.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리튬-메탈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관한 정보도 나눴다. 특히 배터리뿐만 아니라 미래차 관련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수석부회장과 최 회장은 서비스 플랫폼 등 미래 신기술 개발 방향성과 협력방안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눴으며 SK주유소와 충전소를 활용해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최 회장은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력이 양 그룹은 물론 한국경제에도 새로운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대그룹 리더들이 공식적으로 업무 협의를 위해 만난 것은 처음이다. 선도업체 간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개발 등 협력 확대의 초석을 놓았다는 분석이다. 협력의 기반을 다진 만큼 배터리를 넘어서 미래차 전반에 대한 합의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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