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홀로 자본잠식 꼬리표 한화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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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홀로 자본잠식 꼬리표 한화저축은행
  • 조준영 기자
  • 승인 2020.07.30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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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부실 커지면서 한화 계열편입
600억 유상증자 후 경영정상화 속도
한화저축은행 로고. [사진=회사 홈페이지]

[매일일보 조준영 기자] 한화저축은행은 2008년 한화그룹으로 계열편입돼 부실을 꾸준히 줄여왔다. 그래도 재벌가 저축은행 가운데 홀로 자본잠식 꼬리표를 못 떼고 있다. 물론 저축은행 건전성 기준을 밑돌고 있지는 않고, 2012년부터는 흑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BIS 비율 평균 밑돌지만 부실여신 적어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저축은행은 올해 3월 말 기준 자본금 3080억원에 자기자본 1154억원으로 63% 가까이 자본잠식됐다. 2019년 말에도 자본잠식률은 63%를 넘었다.

64개 상호출자제한ㆍ공시대상 대기업집단 가운데 7곳이 현재 9개 저축은행을 가지고 있다. 한화그룹(한화저축은행)과 농협그룹(NH저축은행), 한국투자금융그룹(한국투자저축은행), DB그룹(DB저축은행), 유진그룹(유진저축은행) 5곳은 저축은행을 저마다 1개사만 보유한 대기업집단이다. 태광그룹(고려ㆍ예가람저축은행)과 다우키움그룹(키움예스ㆍ키움저축은행)에는 저축은행이 2곳씩 있다. 여기서 한화저축은행을 뺀 나머지 저축은행 8곳은 2019년 말 1곳도 자본잠식돼 있지 않았다.

한화저축은행은 대기업집단 저축은행 가운데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로 최하위권에 속하고 있다. 대기업집단 9개 저축은행 BIS 비율은 3월 말 평균 15.19%를 기록했다. 가장 양호한 곳은 DB저축은행으로 16.80%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한화저축은행은 13.45%로, 이 저축은행보다 키움예스저축은행(12.88%) 1곳만 낮았다.

그렇다고 영업에 문제가 생길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저축은행은 BIS 비율을 자산총계 1조원을 밑돌면 7%, 넘으면 8% 이상으로만 유지하면 된다. 자산총계 1조원 미만인 대기업집단 저축은행은 한화저축은행ㆍ키움예스저축은행 2곳이다.

한화저축은행은 3개월 이상 연체한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상대적으로 낮게 관리하고 있다. 고려저축은행은 3월 말 7.80%로 가장 높았고, DB저축은행은 0.61%로 가장 낮았다. 한화저축은행은 1.71%로 DB저축은행에 이어 둘째로 양호했다. 대기업집단 저축은행 평균은 3.30%였다.

◆구원투수 김승연 효과 경영정상화 속도

한화그룹이 한화저축은행을 계열편입할 무렵 남매 사이 우애로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2008년 이전만 해도 한화저축은행(당시 새누리상호저축은행)과 모회사 한화손해보험(제일화재해상보험) 대주주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누나인 김영혜씨였다. 금융당국이 경영개선명령을 내릴 정도로 부실해졌던 한화손해보험과 한화저축은행을 김승연 회장이 구원투수로 나서 인수했다.

한화저축은행은 계열편입 이듬해인 2009년 말 100% 자본잠식 상태였다. 자본잠식률은 2010년 곧바로 90%대로 떨어졌다. 2014년에는 80%대로 낮아졌고, 2018년 처음 70% 밑으로 내려갔다.

돈을 벌기 시작한 덕분이다. 한화저축은행은 2011년까지 해마다 수백억원대 적자를 내다가 이듬해 30억원대 순이익을 올렸다. 순이익은 2019년에는 130억원을 넘어섰다.

한화저축은행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한화건설(38.14%)과 한화글로벌에셋(36.05%), 한화호텔앤드리조트(16.16%), 한화테크엠(9.65%) 4곳이다. 4개 계열사는 한화저축은행을 계열편입하면서 유상증자(600억원)를 실시해 경영정상화 재원을 댔다.

한화그룹 계열사는 한화저축은행 매출도 올려주고 있다. 한화63시티는 31일 한화생명보험 정기예금형신탁에 50억원을 넣기로 했다. 한화저축은행 정기예금에 만기를 100% 연계하는 상품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전달 800억원을 1~3개월 만기로 한화저축은행에 예금했다.

김성일 대표가 2017년 말부터 한화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다. 그는 한화그룹 지배회사인 한화에서 재경본부장을 지냈다. 한화저축은행은 경기 부천ㆍ성남을 중심으로 영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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