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개성공단 지원책, ‘사람’은 없고 ‘돈’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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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개성공단 지원책, ‘사람’은 없고 ‘돈’만 있다
  • 김효인 기자
  • 승인 2013.05.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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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효인 기자] 거두절미하고 요점만 말하겠다. 개성공단 지원책에서 ‘돈’ 얘기만 오간다.

정작 사람을 위한 스트레스 치료나 가정의 달을 맞아 그들 가족을 위한 행사는 없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 간의 화목을 다지는 시간이다.

그러나 행복한 시간이 돼야 할 가정의 달에 개성공단 입주 기업가들은 속만 타 들어가는 잔혹한 달이 돼버렸다.

북한의 일방적인 개성공단 폐쇄 조치로 입주기업인들이 잇달아 눈물을 머금고 빠져나오면서 그들이 참담한 것은 북한에 놓고 온 기계보다 당장 그들에게 딸린 식구들과 먹고 살아야 할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작 사회에서는 기업에게 지원할 ‘돈’ 얘기만 오가고 있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정부와 금융권은 기업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자금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

정부가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1단계로 총 3000억원의 운전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금융권도 7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해 약 1조원의 금액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지원한다.

또한 개성공단에서 일했던 직원들을 타 직장으로 옮기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중요한 ‘사람’을 위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기업을 운영하는 것은 사람이고, 그 기업에서 돈을 벌어 먹고사는 가족은 수천명에 달한다.

지금 급한 건 개성공단의 기계가 아니라 당장 먹고살 길이 막힌 ‘사람’이다.

사회공헌, 상생 등 정부는 소외계층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을 주장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정부마저도 개성공단 ‘사람’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돈’으로 해결되는 것이 있는가하면 ‘돈’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것이 있다.

가정의 달 5월, 정부가 개성공단 폐쇄로 피해를 입은 기업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가족들, ‘사람’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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