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에 이어 아시아나도 ‘노딜’ 위기…플랜B는 채권단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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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에 이어 아시아나도 ‘노딜’ 위기…플랜B는 채권단 관리?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07.2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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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산, 재실사 카드 내밀었지만 인수 무산 유력
인수 무산 시 채권단 관리 아래 국유화 가능성 높아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 항공 본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 항공 본사 사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내 항공업계 인수합병(M&A)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 제주항공으로의 인수가 무산된 이스타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노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가 무산될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채권단이 관리하는 중간 단계를 거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은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의 재실사 수용 여부를 놓고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인수 주체인 HDC현산은 전날 “아시아나항공의 부채가 급격히 늘어나는 등 인수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다음달 중순부터 약 12주 동안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에 대한 재실사를 요구한 상태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은 7개월째 교착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불과 5개월 만에 부채가 4조5000억원 증가했고, 부채비율도 올해 1분기 기준 1만6126%로 급증했다. 또 자본총계 역시 지난해 반기말 대비 1조772억원 감소해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HDC현산의 재실사 요구가 인수 포기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인수 지연 책임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쪽에 돌리며 향후 인수를 포기하더라도 계약금 2500억원을 돌려받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HDC현산 요구대로 재실사를 진행하게 되더라도 인수금액 삭감을 요구하거나 아시아나항공의 악화된 재무상태가 드러나면 계약 파기를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HDC현산의 이번 공개 요구는 사실상 거래 무산 이후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한 소송에 대비한 셈”이라고 말했다.

만약 HDC현산과 아시아나항공의 M&A가 노딜로 끝나면 현재로선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 방안이 유력한 ‘플랜B’로 거론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황이 최악인 만큼 새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의 영구채 8000억원을 출자 전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렇게 되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 한 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자회사의 분리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찾기에 나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LCC들의 역시 이미 자본 잠식 상태라 당장 새 주인이 나타날지는 미지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채권단이 일시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직접 관리한 뒤 재매각을 진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스타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마저 무산되면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내 항공산업 재편 작업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관리 가능성과 관련해 “미리 섣불리 예단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다 감안해서 기관 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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