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SKT ‘AR’ 입은 창덕궁…해치 따라 ‘불편한’ 비도 잊고 몰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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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SKT ‘AR’ 입은 창덕궁…해치 따라 ‘불편한’ 비도 잊고 몰입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07.27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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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문화재청·구글코리아와 손 잡고 창덕아리랑 앱 론칭
전설 속 ‘해치’가 궁궐 안내…비공개 ‘희정당’도 AR로 구현
왕실생활상·궁중무용·전통놀이 등 가상현실서 ‘실감나게’
SK텔레콤의 ‘창덕아리랑’ 앱을 통해 구현된 가상의 문. 이를 통과하면 출입이 금지된 희정당 모습이 펼쳐진다. 사진=정두용 기자
SK텔레콤의 ‘창덕아리랑’ 앱을 통해 구현된 가상의 문. 이를 통과하면 출입이 금지된 희정당 모습이 펼쳐진다. 사진=정두용 기자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따라오시게, 창덕궁은 조선왕들이 가장 사랑한 궁궐이라네.”

창덕궁 돈화문 앞.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에서 SK텔레콤 창덕아리랑(창덕ARirang) 앱을 실행했다. 안내에 따라 금천교 앞 ‘해치’ 조형물에 카메라를 가져다 대니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형형색색 털을 가진 해치가 살아나 말을 걸어온다. 귀여운 얼굴에 웰시코기 엉덩이를 가진 전설의 동물이 곳곳을 안내한다. 뒤를 돌아보며 내가 잘 따라오는지 살피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해치에 목소리에 빠져 창덕궁을 둘러보다 보니 ‘불편한’ 비는 금세 잊혔다.

SK텔레콤은 문화재청·구글코리아와 함께 몸이 ‘불편한’ 이들도 국내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창덕궁을 원활하게 관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창덕궁을 5G MEC 위에 AR(증강현실) 기술로 새롭게 구현한 ‘창덕아리랑’ 앱을 27일 론칭 하고,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날 열린 체험행사에는 정재숙 문화재청장·최재혁 창덕궁관리소장·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을 비롯해 SK텔레콤의 이강원 5GX클라우드 랩스장·예희강 브랜드마케팅그룹장·하형일 코퍼레이트2센터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재숙 청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작된 비대면 문화가 궁 관람·전시·공연 등 문화생활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며 “5G를 통해 전 세계인이 K콘텐츠를 즐길 좋은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SK텔레콤 이강원 5GX클라우드 랩스장, 예희강 브랜드마케팅그룹장, 하형일 코퍼레이트2센터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 최재혁 창덕궁관리소장, SK텔레콤 허근만 ICT Infra센터 Infra Eng그룹장이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왼쪽부터) SK텔레콤 이강원 5GX클라우드 랩스장, 예희강 브랜드마케팅그룹장, 하형일 코퍼레이트2센터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 최재혁 창덕궁관리소장, SK텔레콤 허근만 ICT Infra센터 Infra Eng그룹장이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번 서비스는 기술을 통한 ‘사회적가치 실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창덕궁은 세계서 찾는 관광명소다. 연간 178만명이 방문한다. 그중 신체적 불편 겪는 관람객은 11만명에 이른다. SK텔레콤은 이들에 주목했다.

예희강 그룹장은 “오르막·계단으로 인해 휠체어를 타면 접근이 제한되는 곳이 창덕궁에 많다”며 “증강현실을 적용한다면 신체가 불편한 관람객에게 접근성을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앱을 실행하면 ‘계단이 있는 길’과 ‘휠체어·유모차가 다니기 쉬운 길’을 선택하는 단계가 나온다. 장애를 가진 이들도 접근하기 어려운 길을 피해 창덕궁을 최대한 둘러 수 있는 기능이 돋보인다.

SK텔레콤은 신체의 벽뿐 아니라 ‘거리의 벽’을 허무는데도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했다. 세계 어디서든 창덕궁을 관람할 수 있는 ‘창덕아리랑 앳홈’ 서비스를 8월 출시, 현장을 찾기 힘든 외국인·노인도 앱을 통해 창덕궁을 살펴볼 수 있을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창덕아리랑 앱을 갤럭시 S20 울트라를 통해 구동한 화면 캡쳐. 사진=정두용 기자
SK텔레콤의 창덕아리랑 앱을 갤럭시 S20 울트라를 통해 구동한 화면 캡쳐. 언어를 선택하는 화면(왼쪽)과 안내 경로를 선택(오른쪽)하는 단계. 사진=정두용 기자

문화재 보존으로 공개되지 않았던 공간도 AR로 살펴볼 수 있다. 희정당 후원 내부가 대표적이다. 예희강 그룹장은 “희정당은 창덕아리랑의 하이라이트”라고 설명했다.

희정당 인근 공터에 가면 해치가 가상의 ‘문’을 소환한다. 여기를 통과하면 허공에 희정당 내부가 스마트폰 화면에 펼쳐진다. 360도를 둘러보며 건물을 살펴볼 수 있고, 문화재에 대한 설명문도 나타난다. 손안에 쥐어진 스마트폰에 소환된 가상의 희정당 모습은 ‘와’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정교하다. 구현방식부터 해치의 안내 방법까지 관람 몰입도를 높여주기에 충분했다.

이 외에도 인정전 마당에 들어서면 증강현실 속 왕·왕후와 함께 AR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낙선재 활쏘기, 숙장문 연날리기 등 가상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요소들도 많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고용량의 콘텐츠를 구현을 위해 초저지연 성능을 높이는 5G MEC 기술을 도입했다.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통해 창덕궁 보존에 문제가 없는 위치에 기지국 12식을 구축, 서비스를 안정화했다. 여기에 투입된 비용은 SK텔레콤과 구글이 부담했다.

창덕아리랑은 5G 스마트폰을 이용한다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 단말이 없는 관람객을 위해 안내용 디바이스를 무료로 대여해주는 서비스도 연말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5G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에서 구글의 최첨단 AR 기술들을 첫선을 보여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가 인정전 내부에서 AR로 구현된 왕과 왕비가 나오는 콘텐츠를 실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정두용 기자
SK텔레콤 관계자가 인정전 내부에서 AR로 구현된 왕과 신하가 나오는 콘텐츠를 실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정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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