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차기 여당 지도부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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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차기 여당 지도부에 바란다
  • 박지민 기자
  • 승인 2020.07.2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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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지난 21일부로 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의 모든 후보 등록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으로 차기 지도부를 향한 레이스가 시작됐다. 민주당은 4.15 총선 압승으로 176석의 거대여당이 됐다. 하지만 부동산 정책 혼선과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잇따른 성추문 의혹 등 악재가 잇따랐고, 특히 여권의 대응은 민심을 더욱 악화시키고 말았다. 이런 상황이니 차기 지도부에게 지워진 책임은 더욱 막중해졌다. 매일 여당을 지켜봐 온 출입기자 입장에서 차기 여당 지도부에 몇 가지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첫째, '제 식구 감싸기'식 대응을 멈추고 민심을 먼저 읽어야 한다. 최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 박 전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직 여비서 A씨에 대한 '호칭 논란'이 일었다. 국민과 여론은 A씨를 '피해자'로 호칭했으나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는 A씨를 '피해 호소인'이라 칭했다. '피해 호소인'은 여권에서 '피해자'라는 단어 대신 사용한 말로, 범죄를 축소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비판을 샀다. 민주당은 지난 17일이 되어서야 '피해자'라는 호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론의 압박에 떠밀린 듯한 모습이라 여전히 민주당을 향한 다수 시민들의 시선은 냉담하기만 하다. 다시는 이런 자충수를 두지 말길 바란다. 

둘째, 약속하기 전에 먼저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젊은 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에서 정작 차기 지도부 출마자 중 청년은 보이지 않는다. 8.2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의원은 이낙연, 박주민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등 총 3명으로 이들의 평균 나이는 만 59세다.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이는 김종민·노웅래·소병훈·신동근·양향자·이재정·이원욱·한병도 의원과 염태영 수원시장으로, 이들의 평균 나이는 만 56.7세다. 40대는 박주민 의원과 이재정 의원 단 둘에 불과하고 30대 이하는 한 명도 없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꼰대 지도부'의 탄생을 예고했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담을 수 없듯이 이미 일어난 논란도 없던 것으로 할 수는 없다. 다만 민주당이 그동안 '176석을 안겨준 민심에 따라'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 만큼 그에 따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민주당의 시각에서 해석한 민심이 아닌 국민의 '진짜 민심'을 파악해 국민의 불안과 불만을 해소해야 한다. 국민의 눈에 '제 식구 감싸기'로 비치지 않도록 옳고 그름을 분명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큰 권한에는 그만큼 큰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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