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정치의 장점인 상상력으로 남북관계를 뚫겠다'고 밝혔던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대북 제재를 돌파하기 위한 창의적 해법으로 '백두산의 물과 남쪽의 쌀 등을 맞교환 하는 방식'을 제안하고 나섰다. 군사적 전용 우려가 있는 '벌크캐시'(대량현금) 문제를 물물 교환을 통해 극복하자는 구상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열린 스탠딩 인터뷰에서 "(대북) 제재와 관련해 벌크캐시 문제들이 늘 직접적인 제약 조건들로 작용했었기 때문에 새로운 상상력으로 뛰어 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강산과 백두산의 물 그리고 대동강의 술, 이런 것과 우리의 쌀과 약품, 이런 것들을 물건 대 물건, 현물 대 현물로 서로 교역해 보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아주 많은 규모가 되지 않더라도 작은 규모로부터 시작되면 더 큰 교역의 영역으로 상황과 조건이 개선돼 발전시킬 수 있겠다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장관에 취임한다면 구체적인 구상에 대해서도 더 말씀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는 또 "장관에 취임하게 되면 보다 공식적으로 북과 대화에 나설 수 있는, 그리고 북이 대화로 나올 수 있는 어떤 구상을 밝히고 제안을 할 생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우선 (북한과의) 대화를 복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입장이다. 먼저 대화를 복원한 후 인도적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고, 남북 간 합의를 이행해 나갔다는 것. 이 후보자는 이를 위해 "남북관계 발전에 있어서 공식적이고 공개적이고 대중적인 영역에서 통일부가 중심이라는 확고한 위상과 역할을 정립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는 8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서는 "개인적인 입장으로는 연기되었으면 좋겠다"면서도 전시작전권 반환 문제나 코로나 상황 등을 고려해 전략적인 유연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편 이 후보자는 도덕성 검증과 관련해서는 "큰 의혹은 어느 정도 규명했고 불식됐다고 판단한다"며 "남은 문제들은 청문회(23일) 과정에서 소상하게 밝히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