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지 않는 노사 문제, 산업계 성장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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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리지 않는 노사 문제, 산업계 성장 막는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7.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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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리스크, 4차 산업 혁명 및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환에 걸림돌
정부 화합 메시지 불구, 전통적인 사회적 갈등인 노사 문제 곳곳서 감지
현대차그룹 계열사 기아자동차의 화성공장에서 K5가 조립되고 있다. 사진=기아차 제공
현대차그룹 계열사 기아자동차의 화성공장에서 K5가 조립되고 있다. 사진=기아차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4차 산업으로의 전환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속도전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지만, 이해관계의 충돌과 사회적 갈등은 빠른 의사결정을 저해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와 21대 국회 개원연설에서 이해관계의 조정을 강조하는 등 화합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대립되는 요소가 잔재해 있다. 이 중 산업계의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노사 갈등은 올해도 현재진행형이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자동차산업과 조선산업 등 일부 제조업이 노사 갈등으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실물경제가 무너지며 자동차산업과 조선산업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자동차산업은 부품 소재 공급 중단으로 인한 가동 일시 중지와 글로벌 생산거점의 잇따른 폐쇄 및 봉쇄조치로 수출 부문에서 아직도 손해가 심각하다.

이런 와중에 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 모두 노조가 강경한 자세를 보여 올해 임단협 타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매년 노조리스크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자동차 업계는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악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등 접점을 찾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올해 상생의 모습을 보이지만, 기아차 노조는 변속기 생산 감소 등에 따른 일감 감소 우려로 반발하고 있다. 또 한국지엠 역시 부평2공장 생산 감소 우려와 더불어 임금인상, 성과급 지급을 요구해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르노삼성 역시 올해 수출 감소로 생산이 급감했지만, 노조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등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계의 경우 현대중공업의 노사 갈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임단협도 아직 타결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임단협이 시작됐지만, 62차례 만남에도 끝을 맺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가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수주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올해 상반기 선박 발주량은 575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42%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한국은 118만CGT 수주로 중국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각 업체별 수주 목표 달성도 심각한 수준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수주 목표치인 157억달러의 12% 수준인 20억달러 수주에 그쳤다. 대우조선해양은 14억3000만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 19.8% 수준을 채웠고, 삼성중공업은 5억달러를 수주해 목표 금액의 6%에 머물러 있다.

각 기업의 노사 간 충돌은 기업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차로의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생존을 위해 어느 때보다 빠른 의사결정과 변화가 필요하지만, 파업 등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글로벌 경쟁업체에 뒤처질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로의 전환은 내연기관의 대표적 부품인 변속기 물량의 감소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변화에서 오는 인력 감축은 필연적으로, 글로벌 완성차업체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노조도 중장기적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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