줬다 뺏나? 확정금리형 보험료 올리는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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줬다 뺏나? 확정금리형 보험료 올리는 보험사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7.1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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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DB생명 이어 한화생명도 인상 대열
역마진 우려에 마진 악화…업계 줄인상 조짐
사진=한화생명 제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보험업계의 고금리 확정금리형 상품에 대한 보혐료 인상이 재부상할 분위기다. 한화생명이 이달 초 출시한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낮춘 가운데 과거 판매에 열을 올렸던 고금리형 상품이 보험사의 건전성을 압박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달 1일 출시한 확정금리형 종신보험 상품인 ‘실속플러스종신보험(보증비용부과형)’의 예정이율을 2%로 결정했다. 한화생명의 예정이율 인하는 올해 들어서 두 번째다. 한화생명은 지난 4월 보험 상품의 예정이율 2.5%에서 2.25%로 낮춘 바 있다. 여기서 0.25%포인트 추가로 인하한 것이다.

예정이율이 인하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려서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금은 동일하지만 보험료가 높아지게 된다. 보험계약자 입장에선 손해다. 보통 예정이율이 0.25%P 내리면 보험료는 5~10% 오른다.

특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확정금리형 상품은 금리연동형과 반대로 보험가입기간 동안 계약자에게 받은 보험료에 매년 확정된 이율을 분리해 만기에 돌려주기로 약속한 상품이다.

소비자는 금리 환경과 관계없이 약속된 이자를 돌려받아야 하지만, 저금리를 이유로 일방적으로 보험사가 보험료를 더 받아가는 셈이 돼 버렸기 때문이다. 금리 하락으로 자산운용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고금리·확정금리형 상품이 역마진의 주범이 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6월말 기준 확정금리형 보험상품 244조4000억원 가운데 149조8000억원은 5% 이상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이다. 비중으로 보면 60%가 넘는 규모다. 자산운용수익률이 3.5%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심각한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생보사들은 예정이율을 계속 낮추고 있다. 특히 보유계약 중 과거 고금리·확정금리형 보험상품 비중이 높은 대형 생보사들은 저금리 국면에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삼성생명도 지난 5월부터 종신보험과 종합간병, 정기보험, 어린이보험 등의 예정이율을 기존 2.0~2.75%에서 모두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현재 보험료가 최대 9%(40세 기준) 가량 올랐다.

같은 달 KDB생명은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2.75%에서 0.25%포인트 인하해 보험료가 최대 17.9% 인상됐다. 최저보증이율도 기존 1%에서 0.75% 내렸다. DB생명 역시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기존 2.8%에서 0.3%포인트 인하하고 최저보증이율도 0.5%포인트 인하했으며 일시납 기능은 삭제했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보험사에서 금리확정형 계약 비중이 여전히 높아 금리 반등 없이는 역마진 축소가 어렵다”면서 “국고채 금리가 0%대로 낮아질 경우 최저보증이율에 가까워지는 계약 비중이 높아져 마진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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